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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가 잡을 ‘탈세기업’에 남편 회사가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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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가 잡을 ‘탈세기업’에 남편 회사가 투자?

입력
2016.07.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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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오른쪽) 신임 영국 총리가 11일 런던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설을 마친 후 남편 필립 메이와 함께 미소짓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오른쪽) 신임 영국 총리가 11일 런던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설을 마친 후 남편 필립 메이와 함께 미소짓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신임 영국 총리가 취임 전 연설에서 조세회피를 시도하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단속을 천명한 가운데, 남편이 근무하는 투자사가 이들 기업의 주요 투자사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12일(현지시간) 메이 총리의 남편 필립 메이가 고위 임원으로 있는 로스앤젤레스 소재 투자사 ‘캐피털 그룹’이 스타벅스와 아마존의 주요 투자사라고 보도했다. 캐피털 그룹은 총 1조4,000억파운드(약 1604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거대 금융기업이다. 아마존 전체 주식의 6%인 3,200만주(약 200억달러어치)를 보유한 대주주이며 스타벅스에도 2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문제는 메이 총리가 전날 취임을 앞두고 국회의사당 앞 연설에서 세금 규제라는 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이들 기업을 거명했다는 사실이다. 메이 총리는 “우리는 세금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아마존이든 구글이든 스타벅스든 시민에 대한 채무가 있고 세금을 낼 책임이 있다”며 “총리로서 개인과 법인의 조세회피를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가 지목한 기업은 2013년 영국 하원 보고서에서 복잡한 조세회피구조를 활용한 조세회피가 심각하다고 지목된 기업이다. 스타벅스는 2012년 영국 내에서 총매출 4억파운드를 기록하고도 법인세를 내지 않았고 아마존은 같은 해 총매출 33억파운드에 법인세는 1,800만파운드를 냈다. 스타벅스는 “2014년에 유럽 본부를 런던으로 옮겼고 1,800만파운드를 법인세로 지출했다”고 해명했지만 현재 매출이 30억파운드 수준이다. 아마존은 영국 내 매출을 룩셈부르크지사 매출로 계산해 절세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의도적인 조세회피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40년간 금융권에 종사한 필립 메이는 영국 언론으로부터 메이 총리의 뒤에서 자신의 의견을 내보이지 않고 조용히 부인의 정치행보를 지원한 인물로 평가돼 왔지만 메이 총리 내각이 출범하기도 전 첫 스캔들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로선 메이 총리가 남편이 근무하는 캐피털 그룹의 자산운용에 관해 알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캐피털 그룹 런던지사 대변인은 “필립은 영국 내 고객들의 투자 만족도를 조사하는 고객관리팀 매니저”라며 투자나 자산관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리가 법인세 회피 방지 의지를 밝힌 가운데 남편이 합법적 조세회피를 주도하는 대규모 미국 금융기업의 고위직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논란거리가 됐다. 메이 총리의 측근은 인디펜던트에 “기업에 납세 의무가 있다는 것은 그의 강력한 입장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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