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남자 골프 불참을 선언한 로리 매킬로이(27ㆍ북아일랜드)가 “TV 중계도 보지 않을 것”이라며 올림픽 골프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사우스 아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에서 열린 디 오픈(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 기자회견에 참석해 “물론 올림픽 중계를 보겠지만 골프 종목까지 보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4위인 매킬로이는 지카 바이러스를 이유로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14일 개막하는 디 오픈을 준비하는 매킬로이는 “육상이나 수영, 다이빙과 같은 중요한 종목 경기는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골프는 언급하지 않았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매킬로이의 이런 발언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로도 올림픽 정식 종목에 남으려는 골프계의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프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이후 112년 만에 이번 대회에 정식 종목으로 열린다.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는 정식 종목의 지위가 보장됐다. 하지만 2024년 올림픽에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려면 2017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번 대회에는 매킬로이를 비롯해 제이슨 데이(호주),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등 세계 랭킹 1위부터 4위까지 선수들이 모두 불참해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 자격이 있느냐’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나아가 2008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퇴출된 야구처럼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매킬로이는 “나는 골프라는 종목을 성장시키기 위해 골프를 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메이저 대회 등에서 우승하기 위해 골프를 시작했다”고 자신의 올림픽 불참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골프에 도핑 테스트가 더 강화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매킬로이는 “국제골프연맹(IGF)으로부터 1년에 한 번 정도 검사를 받고 있지만 아직 혈액 검사는 받아본 적이 없다”며 “나는 올해 소변 검사만 한 차례 받았지만 이 검사로는 성장 호르몬(HGH) 같은 약물 사용을 적발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일 내가 마음만 먹었다면 이것을 사용하고도 걸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혈액 검사를 도입하고 현행 1년에 4~5회인 검사 횟수를 늘려야 다른 올림픽 종목과 형평이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매킬로이는 “드라이버 샷에 필요한 힘이나 퍼트에 필요한 집중력 등을 고루 향상시켜주는 약물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약물의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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