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 물러나면 입지 축소
정계개편 새판짜기 나설 수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8ㆍ27 전당대회 이후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당권을 내려 놓은 후 당분간 정치권과 거리를 두면서 내년 대권 레이스에서 자신의 역할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핵심 측근 인사는 12일 기자와 만나 “전대 이후 김 위원장이 한동안 독일에서 머무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 본인도 최근 사석에서 “독일 유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40년 지기 친구가 올 봄에 세상을 떠났는데 못 가봤다”며 대표직을 내려놓는 대로 독일에 잠시 다녀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개인 일정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당 안팎에선 김 대표가 독일에 머물면서 정치판을 흔드는 새 판 짜기를 구상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김 대표가 당내 주류인 친노ㆍ친문 세력과 껄끄러운 관계라는 점에서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대선 정국에서 활약할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지난 4ㆍ13 총선 직후 “다시는 단 둘이 보지 않겠다”며 실망감을 토로해 문재인 전 대표와의 관계 회복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선제적으로 정계 개편 카드를 꺼내며 판 흔들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문 전 대표가 히말라야 트래킹에 나선 동안 김 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을 잇따라 만난 것을 두고서 벌써부터 ‘문재인 포위전략’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 더민주 의원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나 손학규 전 고문 등 중원을 노리는 세력이 있는 만큼 정계 개편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김 대표도 그 과정에서 ‘킹 메이커’로서 정권교체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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