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지주사 등 10여곳도 수색
검사 7명 등 대규모 인원을
특임검사팀에 투입 ‘눈길’
일각선 “김 회장 개인비리도 포착”
진경준(49)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의 ‘넥슨 주식 대박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2일 진 검사장과 김정주(48) 넥슨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임검사 지명 6일 만에 진 검사장을 넘어 김 회장과 넥슨으로 수사가 빠르게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금로(51) 특임검사팀은 이날 진 검사장과 김 회장의 자택 외에 넥슨 지주회사인 NXC의 제주 본사, 경기 판교의 넥슨코리아 본사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김 회장의 개인 회사인 와이즈키즈, NXC의 자회사였다가 와이즈키즈로 넘어간 엔엑스프로퍼티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회사의 재무ㆍ법무 담당 부서 등을 중심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관련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장급 이상 현직 검사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은 1993년 이건개 당시 고검장에 대한 슬롯머신 수사 이후 처음으로 꼽힌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은 표면적으로 넥슨재팬의 일본 상장 직전인 2005년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매입한 과정에서 대학동창인 김 회장으로부터 특혜를 받았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 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다. 진 검사장은 넥슨 주식 매입자금 4억원마저 넥슨 측으로부터 빌린데다, 지난해 주식을 팔아 120억원대 차익을 남겼다. 검찰은 다른 특혜 제공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진 검사장과 주변 인물들의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진 검사장이 차명계좌를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계좌로 흘러들어간 돈의 출처로 넥슨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검사장이 넥슨 측으로부터 고급 차량을 제공받아 사용한 의혹도 있다. 2005년 주식 매입에 대해서는 공소시효(10년)가 지나 뇌물혐의를 적용하기 어렵지만 진 검사장이 이후 넥슨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거나 편의를 봐준 사실이 드러나면 사법처리가 가능해진다.
일각에선 특임검사팀이 진 검사장 주식 관련 의혹을 넘어 김 회장과 넥슨의 범죄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와이즈키즈가 NXC의 자회사 엔엑스프로퍼티스를 편입하며 내부 주식 거래로 부당한 이득을 얻었다는 김 회장의 개인 비리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특임검사팀에 한 개 특수부 인원에 버금가는 인원이 투입된 점이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한다. 수사팀은 특임검사인 이금로 인천지검장 외에 최성환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문홍성 대전지검 특수부장, 검사 4명과 수사관 10여명 등으로 구성됐다. 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 방위사업수사부 등 3개 부서를 동원하고도 모자라 특수2부 인원까지 추가 투입한 롯데그룹 관련 수사가 한창일 때 이 정도 인원을 투입한 것은 다분히 수사가 김 회장 및 넥슨으로 확대될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넥슨 및 김 회장의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2012년 조희팔 뇌물수수 사건 특임검사팀처럼 인원이 더 투입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시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검사만 13명으로 구성됐다.
전날 넥슨재팬의 일본 상장 업무에 관여했던 실무자를 소환 조사한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하는 한편, 곧 진 검사장 등 주주들의 유상증자 참여 경위를 상세히 알고 있는 핵심임원 등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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