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7월 13일
얼마 전 이 코너에서 85년 미국의 아프리카 기아 난민 돕기 프로젝트 밴드 ‘USA(United Support of Artists) for Africa’의 앨범 ‘We are the World’와 숨은 공로자 해리 벨라폰테를 소개하면서, 아일랜드 뮤지션겸 사회활동가 밥 겔도프(Bob Geldof, 1951~)를 언급한 적 있다. 저 기획은 한 해 전 겔도프가 결성한 ‘밴드 에이드’의 이디오피아 돕기 자선 싱글 음반 ‘Do They Know It’s Christmas’에 자극을 받은 결과였고, 큰 성취를 이뤘다.
겔도프는 거기서 더 나아갔다. 그는 음반 판매 수익금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고, 해서 기획한 게 영국과 미국 동시 초대형 자선공연이었다. 그 해 7월 13일 영국과 미국서 동시에 진행된 역대급 기금마련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 Live Aid’가 그렇게 펼쳐졌다.
그리니치 표준시로 31년 전 오늘 정오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과 미국 필라델피아 JFK스타디움에서 동시에 시작된 콘서트에는 당시 양국과 유럽의 세계적 뮤지션들이 거의 총출동, 장장 16시간에 걸쳐 공연을 펼쳤고, 프린스 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공연에 불참한 이들은 별도의 영상을 만들어 헌정했다. 기술적인 문제로 불발되기는 했지만 롤링스톤스의 믹 재거와 데이비드 보위가 각각 미국과 영국서 동시 공연해 영상과 노래의 동기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미국 9만여 명 영국 7만2,000여 명이 공연장에서 관람했고, 세계 150여 개국 19억 명이 위성 중계된 실황 공연을 시청했다. 보위는 저 날 노래 ‘heroes’를 자신의 아들과 세계의 어린이에게 헌정했다.
모금액은 공연 직후 약 5,000만 파운드였고, 이후 이어진 모금액을 합하면 1억5,000만 파운드에 달했다고 알려졌다. 행사는 성공적이었으나 기금 분배를 둘러싼 잡음과 실수 등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 돈의 상당액은 기아 난민이 아니라 아프리카의 부패 정부나 관변 비정부기구로 흘러 들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뮤지션들의 저 전통은 9ㆍ11 추모공연 ‘콘서트 포 뉴욕’ 일본 대지진 자선공연 ‘송 포 재팬’ 등을 통해 진화해왔다. 최윤필기자 proos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