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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잇돌에 밀린 사이다… 저축銀 중금리 대출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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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잇돌에 밀린 사이다… 저축銀 중금리 대출 울상

입력
2016.07.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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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저축은행 상품 실적 하루 2억 줄어

9월 저축은행 사잇돌대출 출시 반전 기대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 제공

사이다 대신 사잇돌 대출?

중간등급 신용계층을 위한 맞춤형 대출(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꾸준히 고객층을 넓혀가던 대형 저축은행들이 일제히 울상을 짓고 있다. 금융당국의 적극 지원 속에 시중은행들이 ‘더 착한 금리’를 앞세운 중금리 대출을 쏟아내자 기존 대출 수요가 급감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들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저축은행용 상품이 나오는 9월 이후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의 대표상품 격인 SBI저축은행의 ‘사이다 대출’ 실적은 지난 5일 시중은행의 ‘사잇돌 대출’ 출시 이후 하루 2억원 가까이 급감했다. 사이다 대출의 하루 평균 실적은 올 1월 7억6,000만원에서 2월 9억2,000만원까지 늘었다가 4~6월에도 7억원대(7억2,000만~7억8,000만원)를 꾸준히 유지했지만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은 평균 5억7,000만원대로 줄었다.

SBI 관계자는 “월초는 대출 수요가 다소 적지만 휴가철인 7월이 연중 최고 대출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사잇돌 출시의 영향을 받은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상품 실적 역시 7월 들어 6월보다 1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실 어느정도 예견됐던 바다.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 금리가 훨씬 낮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서울보증보험과 연체 리스크를 나눠지며 금리를 5~10% 정도로 낮게 유지할 수 있는 반면, 저축은행에선 금리가 가장 낮은 편인 사이다조차 4~6등급 고객에게 10~13.5% 금리를 받는다. 여기에 대출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저축은행이 훨씬 높다. 사잇돌 대출은 출시 후 5영업일 만에 176억5,800만원(1,759건)의 실적을 올리며 순항 중이다.

저축은행은 김이 샌 표정이다. 작년 말 ‘저축은행이 무슨 중금리냐’는 차가운 시선과 당국의 무관심 속에 상품을 내놓은 후, ‘누적 대출액 900억원, 연체율 0%’(사이다 대출 기준) 등의 성과를 거두던 차에 굴러온 돌(시중은행)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기 때문이다.

저축은행권은 9월로 예정된 저축은행용 사잇돌 대출 출시를 반전의 기회로 보고 있다. 다만 서울보증보험에 내야 할 보증료가 쟁점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조달 금리가 높아 보증료율이 높으면 사잇돌 대출을 팔고도 역마진이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보증료율이 너무 낮으면 대출 승인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연 2~7%수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사잇돌 대출 보증료율은 연 1.81~5.32%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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