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북적
1차 오디션서 뜨거운 경쟁
외국인 전용 배달 서비스 등
124개국서 2439개팀 도전장
“안녕하세요, 한나입니다. 저는 K팝 콘텐츠를 활용한 창업을 준비 중입니다.”
“저는 마이클이에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과 배달 문화를 연결시키고 싶어요.”
경기 성남시 삼평동의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는 최근 이런 인사말을 건네는 외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들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해외 창업가의 한국 시장 안착을 위해 진행하는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프로그램의 도전자들이다.
12일엔 1차 예선 국내 오디션이 진행됐다. ‘어떻게 성장성을 이어갈 수 있느냐’, ‘프로그래머를 보유하고 있는가’ 등 날카로운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한나 와이트와 마이클 모세스는 모두 미국에서 왔다. 한나는 해외 팬들을 위해 K팝 콘텐츠 소개와 앨범, 포스터 등을 구매 대행해 주는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다. 그는 “소녀시대의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보다도 많다”며 “K팝 콘텐츠를 더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서비스로 수익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은 한국어에 서툰 외국인이 음식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고 판단, 자국어로 주문을 넣으면 한국어로 번역돼 제휴 음식점에 접수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음식 주문 앱은 많지만 외국인 전용 서비스는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전 세계 124개국 2,439개팀이 몰렸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283팀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196팀으로 뒤를 이었다. 해외 현지 오디션, 영상 통화 원격 오디션에 이은 이날 국내 오디션을 끝으로 1차 예선은 마무리됐다. 이들은 한국을 선택한 이유로 정보통신기술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한국을 통할 경우 아시아 시장 공략이 용이한 점, 삼성전자 등 한국 대기업과 서비스 연계 가능성이 큰 점 등을 꼽았다. 미래부와 NIPA는 최종 40팀을 선발해 투자 유치 등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법인을 설립한다는 전제 하에 6개월 동안 팀당 4,000만원의 지원금도 지급한다. 안창용 미래부 창조융합기획과장은 “해외 아이디어와 인재 유치는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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