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시작되면서 경기 포천시 영북면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 소리소문 없이 알려진 그 곳은 평소 에메랄드빛 맑은 소(沼)를 품고 있는 비둘기낭 폭포다.
우거진 숲 사이로 보이는 주상절리와 협곡이 빚어낸 비둘기낭 폭포는 날씨가 마른 날에는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하지만 장마철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면 폭포를 타고 내리는 소리가 협곡 사이로 장엄하게 울려 퍼지며 마치 사나운 짐승이 포효하는 듯한 소리를 낸다. 한때 폭포 주변에 무리 지어 살던 비둘기 둥지처럼 움푹 파였다 해서 ‘비둘기낭’ 폭포라 이름 지어졌다. 맑은 날에는 아리따운 여인의 자태로, 비 오는 날에는 호쾌한 대장부의 얼굴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 심신이 녹초가 됐다면 비둘기낭 폭포로 떠나보자. 여러 갈래로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와 웅장한 폭포 소리를 직접 보고 듣는다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씻겨 내릴 것이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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