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현/사진=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박성현(23ㆍ넵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연일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성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마틴의 코르데바예 골프장(파72ㆍ6,784야드)에서 열린 제71회 US여자오픈(총상금 45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의 성적으로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박성현은 앞서 출전한 올 시즌 LPGA 투어 3개 대회에서도 공동 13위(JTBC 파운더스컵), 공동 4위(기아클래식), 공동 6위(ANA 인스퍼레이션)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미국 본토 대회는 아니었지만, 지난해 인천 영종도에서 펼쳐진 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쯤 되니 당장 LPGA 투어에 진출해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 티칭프로는 11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장타자는 키가 크다. 키가 크면 스윙 궤적도 커진다. 빠른 헤드 스피드와 파워까지 갖추면 드라이버 비거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박성현의 경우 이런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고 분석했다. 이어 티칭프로는 "박성현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LPGA 투어 기준으로 최정상급은 아니지만 정상급 언저리는 된다. 그 차이는 퍼팅의 정교함으로 만회하면 된다. 박성현은 퍼팅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대회마다 '톱10'은 꾸준히 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성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드라이버 비거리 1위(266.04야드)를 달리고 있다. 그는 2위 곽보미(258.19야드)와 무려 약 8야드의 차이를 내고 있다. 곽보미와 10위 박채윤(252.57야드)의 차이보다 더 큰 격차다. 국내에서 박성현의 장타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LPGA 투어 기준으로도 박성현의 장타 능력은 경쟁력이 있다. 1위 렉시 톰슨(282.804야드)과는 격차가 있지만, 박성현도 17위쯤은 된다. 박성현의 266.04야드는 어디까지나 국내 코스 기준이다. 대체로 전장이 긴 LPGA 투어 대회 코스에선 지금보다 자신의 장타 능력을 한껏 더 발휘할 수 있다. LPGA 대회 코스 전장의 길이가 길어지는 추세는 향후 박성현이 미국 진출을 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박성현은 지난 5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LPGA 진출을 위해) 영어 공부를 하다가 언젠가부턴 그만 뒀다"면서 "물론 다시 해야 할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LPGA 진출과 관련해 박성현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적응력이다. 지금처럼 간간히 미국으로 건너가 LPGA 대회에 참가하는 것과 LPGA 투어에서 본격적으로 뛰는 것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성현은 "(LPGA에 진출하면) 언어와 관련한 어려움도 있을 것이고 매번 비행기를 타고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것이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늦은 편이라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실수를 한 후에 급격히 무너지는 점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박성현은 "실수 후 샷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능력이 좀 부족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US여자오픈 최종라운드 18번홀(파5)에서도 세컨드샷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린 후 흔들렸다. 박성현은 이후 4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려놨지만, 파 퍼트까지 놓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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