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명 달하는 원외위원장들 “공천 전횡 탓 낙선” 견해 많아
친박에 분노ㆍ심판 정서 강해
“친박계 당대표 막으려면” 비박계 후보들 단일화 의지
친박 원유철은 불출마 선언

새누리당 ‘8ㆍ9 전당대회’가 2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원외 표심’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막판 후보 단일화도 판세를 가르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11일까지 비박계에선 정병국(5선)ㆍ김용태(3선) 의원, 친박계에선 이주영(5선)ㆍ한선교(4선)ㆍ이정현(3선) 의원이 당 대표 출마선언을 마쳤다. 친박계로 출마가 점쳐지던 원유철(5선) 의원은 이날 “자숙과 성찰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마지막 남은 변수는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8선) 의원의 출마와 그 경우 비박계 나경원(4선) 의원의 대항 출마 여부다. 친박계의 설득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 의원 측은 이날도 “전대에 나갈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아직까지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밝혔다.
양측 계파 중진이 고르게 출마하면서 원외 당협위원장의 표심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4ㆍ13 총선 이후 새누리당의 계파 지형은 현역 의원의 경우 친박계가 129명 중 약 60%인 80명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포함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 원외위원장은 사고당협 6곳을 제외하면 135명이다. 일단 원외 표심은 친박계에 대한 분노 또는 심판의 정서가 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계파를 불문하고 130여명에 달하는 원외위원장들은 자신이 낙선한 책임을 친박계의 공천전횡으로 본다”며 “이들이 전대에서 친박계 당 대표를 밀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회장 이성헌) 행사장에서 공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외위원장들은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공천 절차 및 과정의 문제(20.6%)와 공천관리위의 파행(17.8%)을 나란히 1,2위로 꼽았다. 김효재(서울 성북을) 위원장은 “(총선에서) 국민은 온갖 오만과 시건방질의 막장을 보여준 집권세력에 몽둥이를 내리쳤다”며 “청와대가 당원과 보수 진영의 기대를 저버린 데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원외 표심이 변수로 등장하자 이날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 행사장에는 김용태 이주영 이정현 정병국 한선교 의원 등 당권주자 5명과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강석호 의원 등이 총출동해 구애경쟁을 벌였다.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천박한 계파주의를 단호히 배격한다”면서 4ㆍ13 총선 백서의 조속한 공개 등을 요구했다.
후보 단일화도 관심사다. 비박계 후보들은 친박계 당 대표를 막기 위해 단일화할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당 관계자는 “현재의 구도에 서청원ㆍ나경원 의원이 뒤늦게 뛰어들 경우에도 비박계는 김용태ㆍ정병국 의원이 1차 단일화를 한 뒤 나 의원과 2차 단일화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표 결집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친박계는 친박 주류와 거리를 둬 온 이주영ㆍ한선교 의원에, 한때 핵심이었던 이정현 의원까지 계파색이 다양해 단일화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특히 이들은 완주를 장담하고 있어 서 의원이 출마해도 단일화를 장담할 수 없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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