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힘 써달라” 지난주에도 서한
북한 외무성이 지난 8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에 유엔이 전면에 나서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상대인 얀 엘리아슨 유엔 사무부총장이 북한과 오랫동안 교류해온 대북 채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다양한 유엔 인맥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유엔 소식통과 외교가에 따르면, 스웨덴 외무장관 출신의 엘리아슨 사무부총장은 김대중 정부가 2000년초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당시 대북 메시지 창구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얀 사무부총장이 2000년초 스웨덴 외무차관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할 때 우리 정부가 그에게 대북 메시지 전달을 부탁한 적도 있다”며 “스웨덴이 북한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여서 반기문 총장이 대북 소통 채널로 그를 활용하기 위해 임명했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1970년대 북한과 수교를 맺은 스웨덴은 평양에 대사관을 연 뒤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으며, 주평양 스웨덴 대사관은 지금도 북한 정부와 서방 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에도 유엔 사무국에 편지를 보내며 유엔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유엔 사무국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사무총장 등 유엔 사무국의 책임있는 인사들이 세계 최대의 관심이 쏠려 있는 조선반도 정세 완화와 통일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기여를 해 유엔 역사에 의미 있는 한 페이지를 새겨놓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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