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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볼까 두렵다… 묻지마 앱 연령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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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볼까 두렵다… 묻지마 앱 연령등급

입력
2016.07.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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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ㆍ폭력성 높은 웹툰ㆍ만화들

만 12세 이상 표기 수두룩해

세살배기 이용 가능한 숙박 앱도

등급 설정 사실상 업계 자율에

상술 악용 소지에 미성년 무방비

하루에 등록 앱 수백개, 심의 한계

“사후 모니터링 등 철저히” 목소리

야놀자(왼쪽)와 여기어때는 모두 모텔 검색과 예약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지만 이용 가능 연령 등급은 각각 만 3세 이상과 만 17세 이상으로 다르게 설정돼 있다.
야놀자(왼쪽)와 여기어때는 모두 모텔 검색과 예약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지만 이용 가능 연령 등급은 각각 만 3세 이상과 만 17세 이상으로 다르게 설정돼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의 연령 등급 설정이 사실상 업계 자율에 맡겨져 있어 자칫 상술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숙박용 앱은 세살배기도 이용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구글에 따르면 앱 장터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되는 앱들은 모두 연령별 등급을 표시하고 있다. 연령 등급은 5가지로 ▦만 3세 이상 ▦7세 이상 ▦12세 이상 ▦17세 이상 ▦18세 이상 등으로 나눠 표시된다. 그러나 10대 청소년이 이용하기에 부적절하거나 악용 가능성이 있는 앱의 경우에도 연령 등급이 터무니없이 낮게 설정된 경우가 적잖다. 모텔 정보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고 예약 및 결제까지 가능한 ‘야놀자’의 경우 연령 등급이 만 3세 이상으로 돼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회원사인 모텔 업주들을 대상으로 정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현장에서 미성년 혼숙 등 문제는 충분히 걸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텔 앱 업계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도입하면서 스마트폰만으로 객실 문을 열고 잠그는 ‘키리스’(keyless) 기능과 무인 시스템까지 가능해진 상황임을 감안하면 궁색한 해명이라는 게 소비자들 반응이다.

웹툰과 만화 등 콘텐츠 분야도 문제가 심각하다. 노출 수위가 높고 폭력성이 짙은 콘텐츠가 버젓이 포함돼 있는데도 만 12세 이상으로 표기돼 있는 등 등급이 뒤죽박죽인 경우가 허다하다.

웹툰과 만화 등 콘텐츠 분야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만 17세 이상으로 연령 등급을 표기한 곳도 있지만 선정성과 폭력성이 높은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만 12세 이상으로 설정한 앱들이 다수 존재한다.
웹툰과 만화 등 콘텐츠 분야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만 17세 이상으로 연령 등급을 표기한 곳도 있지만 선정성과 폭력성이 높은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만 12세 이상으로 설정한 앱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난맥상은 앱 연령등급 심의가 업계 자율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게임 앱의 경우 게임물관리위원회(GRAC)에서 깐깐한 사전 심의를 거치지만 그 외 앱은 개발자 의지에 맡겨져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이 직접 등급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연령등급연합(IARC)이라는 제3자 기관에서 맡는다”고 밝혔다. 이 경우 앱 개발자가 스스로 적절한 연령 등급을 선택해 IARC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원하는 등급을 받아낼 수 있다. IARC에선 대부분 형식적인 서류 심사만을 한다. 앱 개발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앱스토어는 검수가 까다롭지만 구글의 등록 절차가 매우 단순한 편”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연령 등급이 적절하지 않을 경우 등록을 거부하고 있다. 2014년 8월 애플이 발표한 앱 등록 거부 요인 중 9위가 ‘연령 등급이 적절하지 않음’이었다.

정부도 앱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하루에만 수백개의 앱이 등록되고 사라지는 상황에서 사전 심의를 강화했다가는 모바일 산업의 성장을 막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사후 규제를 하고는 있는데 앱에 대한 민원이 워낙 많이 들어와 신고 접수한 앱을 심의하는 것만도 벅찬 실정”이라며 “게임 앱 심의도 완전 자율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사전 규제보다는 시스템을 고도화시켜 사후 심의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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