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정운호 무혐의 처리한 사실을 홍만표 공소장에서 빠뜨려”
‘성추행범 허위 폭로’로 당의 공개 경고를 받았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홍만표 변호사 법조게이트 사건과 관련, 김수남 현 검찰총장의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법조게이트의 발단이 된 2014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1차 도박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던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김 총장이었기 때문에 홍 변호사의 공소사실에서 이 부분이 빠진 것이 아니냐는 취지였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의 (홍 변호사에 대한) 공소장에 1차 상습도박 사건에 대해 일언반구 말이 없다”며 “1차 도박 수사 당시 검사장이 지금의 (김수남) 총장이라서 그런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검찰이) 현직 총장이 연루됐을지도 모르는 사건에 대해 (알아서) 봐주기 한 것 아니냐”며 “이런 것 때문에 특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이 말한 1차 도박 사건은 정 대표가 마카오 카지노에서 329억여원의 바카라 도박을 했다는 혐의로 2014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의 수사를 받은 것을 말한다. 당시 정 대표의 변론을 홍 변호사가 맡아 이번 사건의 핵심 중 하나로 언급이 됐지만, 검찰은 “당시 사건 증거가 제보자가 건넨 정 대표 명의로 된 카지노 마일리지 적립 내역이 전부였는데, 이것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도 가능하다는 카지노 관계자의 진술이 있었다”며 “(마일리지를 제외한) 관련 증거가 부족해 통상과 같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건 수사 자체가 적법했으며, 홍 변호사가 개입할 여지가 없어 공소사실에 추가할 필요가 없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의혹을 제기한 조 의원이 2014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공직기강비서관의 주요 업무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김 총장과 같은 고위 공직자의 비위와 관련된 첩보를 수집하는 역할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 의원이 이날 법사위에서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못한 근거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날 조 의원의 의혹 제기에 “1차 도박 사건 수사에서 입증할 증거나 자료 없어서 그런 것으로 보고받았다”고만 답하고 김 총장과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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