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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백 갈등, 대선 ‘태풍의 눈’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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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백 갈등, 대선 ‘태풍의 눈’ 급부상

입력
2016.07.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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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백 갈등, 대선 ‘태풍의 눈’ 급부상

“오바마 리더십 나약” 트럼프 포문

여론 확산 땐 클린턴까지 덤터기

흑인 저항운동에 반감 가지는

백인 보수층 결집 가능성도 제기

“댈러스 범인, 흑인 과격단체와 연계”

사실 여부에 갈등 확산 결정될 듯

10일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에서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블랙라이브즈매터’(BLMㆍ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미국)=AP 연합뉴스
10일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에서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블랙라이브즈매터’(BLMㆍ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미국)=AP 연합뉴스

백인 경찰의 잇따른 흑인 사살과 경관 보복 총격 살해사건에서 촉발된 미국 내 흑백갈등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ㆍ공화 양당 대선 주자들이 엇갈린 시각을 내놓은 데다 양 진영의 지지자 발언까지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선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는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총기 폭력이 사람들의 삶을 찢어놓고 있다”며 자신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사법 시스템 개선과 인종 간 갈등 해소ㆍ통합 노력을 약속하면서 지지층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12일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 난사 사건 직후, 클린턴 후보는 총기 규제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적잖이 올랐다. 당시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대테러 강화, 무슬림 입국 금지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유권자들은 냉담했다. 아무래도 흑백 갈등 이슈는 소수민족 사회에서 지지도가 높은 힐러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분위기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흑백 갈등을 해결하기엔)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부족하지만 그나마 통합에 필요한 후보는 클린턴”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트럼프는 이번 사건의 원인을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로 지목하면서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탓에 나라가 혼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10일 트위터에서 “나약한 오바마 리더십과 사기꾼 클린턴 같은 사람들 때문에 우리(미국)는 분열되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트럼프의 공세는 흑인-경찰의 갈등과 이로 인한 소요 사태가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오점으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점을 파고들고 있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면서도 정작 뿌리 깊은 인종갈등에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때문에 트럼프는 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 지지하고 있는 클린턴 후보까지 ‘리더십이 부족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흑인 저항 운동이 확산하면서 이에 반감을 지녔던 백인 보수층의 결집은 물론, 중도층까지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블랙라이브즈매터(BLMㆍ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대해 “웃기는 촌극”이라고 평가했고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경찰이 흑인을 죽이는 것은 극히 드문 일” “흑인 어린이 살해의 99%는 흑인에 의해 자행된다”는 등의 말로 BLM 운동에 반감을 표시했다. 보수성향 온라인매체 드러지리포트는 “BLM 운동이 오히려 경찰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텍사스 댈러스에서 경찰관 5명을 저격하고 사살된 마키아 존슨(25)이 흑인 과격단체와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10일 전했다. 만약 존슨이 이들 단체의 지시를 받은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미국 내 인종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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