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머레이(29ㆍ영국)가 윔블던 테니스에서 3년만에 정상을 재탈환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로 시름에 빠진 자국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선사했다.
머레이는 10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밀로시 라오니치(7위ㆍ캐나다)를 3-0(6-4 7-6 7-6)으로 돌려세웠다. 2013년 영국인으로서 무려 77년 만에 윔블던우승컵을 품에 안았던 머레이는 이로써 두 번째 우승컵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2012년 US오픈 우승을 포함해 메이저대회 우승도 ‘3’으로 늘렸다.
우승 상금은 200만 파운드(약 30억원)다.
머레이는 그 동안 노박 조코비치(29ㆍ세르비아), 로저 페더러(35ㆍ스위스), 라파엘 나달(30ㆍ스페인)과 함께 남자 테니스 ‘빅4’로 불렸지만 이들에 막혀 번번이 메이저 대회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그랜드슬램 우승 횟수가 적었고 이들과의 상대전적에서도 열세를 보여 빅4가 아닌 빅3로 봐야한다는 평가도 많았다.
실제 머레이는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연달아 조코비치의 벽에 막혀 눈물을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조코비치가 대회 3회전에서 탈락한 기회를 살려 올 시즌 자신의 세 번째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2전 3기’에 성공했다. 그는 승리가 확정되자 환호를 내지른 뒤 이내 벤치에 앉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감격해 했다. 그는 “사실 2013년 윔블던 우승 때보다 지금이 더 기쁘고 만족스럽다”며 “3년 전에는 워낙 오래 기다린 우승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 기쁨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머레이는 이어 “내 인생 최고의 테니스는 아직 오지 않았다. 누군가는 20대 초반에 또는 20대 중반에 최고의 시간을 보낸다. 나는 앞으로 우승할 기회가 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날 우승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머레이는 다음달 열리는 리우 올림픽에서 테니스 사상 최초로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에도 도전한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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