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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분쟁종식 1년 만에 다시 안개 속… 부통령 측 “내전 돌입”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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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분쟁종식 1년 만에 다시 안개 속… 부통령 측 “내전 돌입” 선언

입력
2016.07.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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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다툼에 종족 갈등까지 얽혀

“정부군, 중화기 동원” 증언 속출

리크 마차르 남수단 부통령 진영의 고위급 군사 관계자가 10일 주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돌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리크 마차르 남수단 부통령 진영의 고위급 군사 관계자가 10일 주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돌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남수단 정권 수뇌부의 권력 다툼으로 시작한 유혈 분쟁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독립 5주년을 맞았지만 미해결 상태로 남은 정쟁과 민족 갈등이 뒤엉켜 본격적인 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양상이다.

리크 마차르 남수단 부통령의 대변인 윌리엄 개티어스 중령은 10일(현지시간) “남수단이 다시 내전에 돌입했다”고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대변인은 부통령과 대립 중인 살바 키르 대통령 휘하의 정부군이 수도 주바에서 부통령 병사들을 공격해 수백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교전에 박격포, 야포 등 중화기까지 동원됐다는 현장 증언이 속출하는 가운데, 마차르 부통령 측은 “여러 도시의 병력들이 주바로 진군하고 있다”며 추가 충돌을 예고했다.

대통령과 부통령 세력의 충돌은 8일 대통령궁 인근에서 양측 경호부대가 총격전을 벌인 데서 시작됐다. 현지 언론은 첫날 150여명으로 추산된 사망자 수가 현재 270여명까지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남수단 정부 측은 “현재 부통령 병력이 흩어져 상황이 (충돌 없이) 정상적이고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다”며 내전설을 부인하고 있다.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부통령 간 분쟁은 2011년 7월 남수단이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간헐적으로 지속돼 왔다. 독립 후 권력 쟁탈 과정에서 충돌해 온 두 세력은 2013년 12월 한 차례 내전을 통해 수만명의 희생자와 300만명 이상의 난민을 낳았다. 이후 키르 대통령은 유엔의 제재 압박에 굴복해 지난해 8월 반군과 평화협정에 서명했으나, 지난 4월 마차르 부통령이 복귀함에 따라 충돌이 재현되고 있다. 특히 키르 대통령은 남수단 최대 부족인 딩카족을, 마차르 부통령은 제2부족인 누에르족을 대변하고 있어 종족 갈등까지 얽힌 상황이다.

남수단의 비극을 향해 국제사회는 분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1일 남수단 교전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유지군 추가 투입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무의미한 폭력 사태는 용인할 수 없다”며 평화협정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미국 국무부도 현지 외교 인력의 철수를 명령하며 “민간인 지역에 피해를 주는 남수단 교전을 강력 규탄한다”고 발표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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