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수로 변신한 방송인 붐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하루였다.
붐은 1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 ‘흑백논리 체스맨’이란 이름의 복면가수로 출연해 34대 가왕에 도전했다. 비록 1라운드 듀엣곡 대결에서 경쟁자 ‘장기알과 얼굴들’에 패해 복면을 벗어야 했지만, 방송인으로 활약하기 이전 가수로 먼저 데뷔했던 실력을 발휘하며 판정단을 사로잡았다. 가수 겸 작곡가 유영석은 ‘체스맨’에 대해 “응축된 힘을 가진 저음의 소유자”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체스맨’의 정체를 놓고 아이돌, 모델 출신 연기자, 음악인, 뮤지컬 배우 등 다양한 추측을 내놓았던 연예인 판정단은 복면 속 붐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용수철 튕기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비명을 질렀다. 붐과 친한 지인들이 판정단에 앉아 있었지만 누구도 붐을 알아보지 못했다. ‘복면가왕’이 선보인 수많은 반전 무대 중에서도 ‘역대급’으로 꼽힐 만했다.
특히 ‘복면가왕’은 붐과 인연이 깊은 프로그램이라 이날 붐의 무대가 더 눈길을 끌었다. 3년간 표류하던 기획안을 붐이 MBC에 연결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제작됐고 이후 정규 편성으로 이어졌다. 섬세한 고음과 여장으로 성별까지 감춰 화제가 된 백청강 무대의 아이디어도 붐이 제공했다.
이날 붐은 “백화점에서 파는 비싼 빵보다 시장에서 파는 붕어빵 같은 방송인이 되고 싶다”는 말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향후 방송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담은 소감이었다. 2013년 불법 스포츠도박 사건에 연루돼 한동안 자숙했던 붐은 지난해 KBS2 ‘나비효과’와 SBS ‘심폐소생송’ 등 몇몇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으로 방송에 복귀했고, 마지막으로 ‘복면가왕’을 통해 MBC 복귀를 타진했다.
방송이 나간 후 온라인은 붐의 ‘복면가왕’ 출연 문제를 놓고 찬반으로 나뉘어 목소리를 높였다. “붐 너무 반갑다. 앞으로 쭉 대성하길. 방송에서 많이 뵙길 바란다”(gaee****), “똑같은 잘못하고 이수근 탁재훈 앤디 양세형 다 복귀했는데 왜 붐한테만 가혹한가”(hiph****)라고 붐을 응원하는 네티즌이 있는 반면, “붐만 아니었어도 더 유쾌한 방송이 될 수 있었는데”(jwpa****)라며 불편해하는 네티즌도 많았다. 또 “복면가왕은 좀 더 출연자를 신중히 고를 필요가 있다”(tatu****), “복면가왕이 사고 치고 재기 노리는 연예인들 회생 프로냐”(jtlj****)며 프로그램 제작진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MBC 홍보실 관계자는 “출연 금지 명단에 오른 연예인에 대해선 애초에 섭외를 할 수 없도록 사규가 바뀌었다”며 “붐에 대한 출연금지 조치가 얼마 전 해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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