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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ㆍ러 냉전 이후 최악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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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ㆍ러 냉전 이후 최악 대치

입력
2016.07.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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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폴란드 바르샤바 시내에서 반 나토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바르샤바=AP연합뉴스
9일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폴란드 바르샤바 시내에서 반 나토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바르샤바=AP연합뉴스

크림반도 합병ㆍ시리아 공습

러 강경 드라이브 지속하자

“러 접경국에 4개 대대 파병”

나토 정상회의서 발표 맞불

러 “새로운 철의 장막 세우나”

군사 대응 가능성 엄중 경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와 러시아 간 ‘강 대 강’ 대치 분위기가 동유럽을 무대로 점차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의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이후 양측의 군비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냉전 이후 최악 수준의 긴장국면이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토는 9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이틀간의 28개국 정상회의를 마친 뒤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러시아 접경국에 4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파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개 대대 병력 규모는 약 1,000명으로 나토는 냉전 이후 최대 파병 규모인 4,000~5,000여명을 러시아 접경지역에 보내는 것이다.

나토의 대대적인 파병 계획 발표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최근에는 시리아 공습에 적극 참여하면서 서방국들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이번 파병은 ‘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이란 나토의 원칙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토 회원국들은 러시아 문제에 대해 완벽하게 단합되어 있다”면서 “향후 러시아 반응에 따라 파병 규모를 확대할 수도 있다는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프랑스 등 일부 회원국은 러시아를 지나치게 압박할 경우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협상을 제안하면서 “파병은 순수 방어 목적이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나토 파병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는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파병 지역이 과거 소비에트연방 소속 국가인 발트 3국과 폴란드 등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지역이라는 게 이유이다. 이들 파병지역은 지리적으로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매우 가까워 크렘린에 큰 위협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알렉산더 그루시코 나토주재 러시아 대사는 BBC와 인터뷰에서 “나토가 새로운 철의 장막을 세우고 있다”면서 “이번 결정이 (러시아의) 군사대응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도 “나토 회의에서 나온 거의 모든 발언은 러시아를 향해 선전포고라도 하고 싶다는 의도로 들린다”라며 “겉으로 방어를 말하면서 속으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서방과 러시아가 무력시위를 반복하면서 ‘제3차 세계대전’ 우려마저 나온다. 미국은 최근 루마니아 등에 미사일방어(MD) 기지를 착공했거나 가동 중이며, 나토도 지난달 동유럽에서 3만1,000명 규모의 합동 군사 훈련을 벌였다. 러시아 역시 핵잠수함 순찰을 강화하는가 하면 서부도시 랴잔에서는 탱크 공중 낙하 훈련을 하면서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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