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컵에 입을 맞추는 이소영/사진=KLPG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국가대표 에이스로 군림했던 이소영(19ㆍ롯데)이 퍼팅 약점을 역그립으로 극복하며 올 시즌 루키 중에 가장 먼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상을 밟았다. 내친 김에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거머쥐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소영은 10일 강원도 평창의 버치힐 골프장(파72ㆍ6,403야드)에서 열린 초정탄산수ㆍ용평리조트 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작성했다.
합계 9언더파 207타가 된 이소영은 나란히 7언더파 209타를 친 국가대표 선배 박결(20ㆍNH투자증권)과 이승현(25ㆍNH투자증권)을 2타 차로 따돌리고 KLPGA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소영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골프 국가대표를 지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골프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1997년에 태어난 동기들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타낸 선수다. 국가대표 에이스를 거쳐 작년 시드전을 통해 올해 투어 무대에 뛰어들었다.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던 그는 2014년 김민선(21ㆍCJ오쇼핑)의 ADT 캡스챔피언십 이후 2년 만에 데뷔시즌 우승을 거머쥔 루키로 우뚝 섰다.
앞서 지난 4월 넥센ㆍ세인트나인 마스터즈 4위가 최고 성적이었던 이소영은 시원한 장타가 특기인 선수로 약점으로 지적되던 퍼팅이 부쩍 좋아지면서 생각보다 이른 타이밍에 첫 우승을 일궈냈다. 그는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가 투어 전체 5위에 해당하는 255.10야드(약 223m)에 이른다.
KLPGA 첫해 벌써 톱10에 3차례나 드는 등 출전한 14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의 컷 탈락도 없었던 이소영이다. 이날 우승 상금 1억원을 획득한 이소영은 시즌 상금을 2억2,037만1,159원으로 늘려 지난주 23위에서 13위로 10계단이나 수직 상승했다.
첫 우승은 2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친 것이 컸다. 올 시즌 7번째 생애 첫 우승자가 된 이소영은 "사실 저번 대회까지 퍼트가 너무 안돼서 고민이 많았다"며 "그래서 역그립으로 바꿔보자고 마음먹고 연습했다. 역그립 후 손목을 안 쓰기 시작했고 그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버지가 캐디로 나섰던 점도 심리적인 안정을 안겼다. 그는 "아버지가 캐디를 맡고 나서 내가 할 일이 많아졌다"면서 "거리도 직접 보고 라인도 봐야 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잡생각을 없애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 것 같다"고 했다.
6언더파 210타로 공동 4위에 오른 이정은6(20ㆍ토니모리)과 벌이는 신인왕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신인왕 포인트 1위인 이소영은 "시즌 전부터 목표는 신인왕"이라며 "이정은6는 정말 잘 치는 선수여서 매 대회마다 집중하고 있다. 올해 신인들의 실력들이 좋기 때문에 우승 횟수를 보태 격차를 더 벌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기 라이벌인 임은빈(19ㆍ볼빅)에 1타 차 앞선 단독 선두로 3라운드를 출발한 이소영은 이날 찌는 듯한 무더위와 싸우면서도 한 번의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완승을 거뒀다. 3~4번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승기를 잡은 그는 후반에는 안정된 플레이로 굳히기에 돌입했다. 13번홀(파4)까지 파 행진을 벌이던 이소영은 14번홀(파4)에서 2위권을 3타 차로 따돌리는 결정적인 버디를 낚으면서 쐐기를 박았다.
올해 2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결은 전반에 2타를 줄이며 이소영을 압박했으나 역전에는 실패했다. 박결은 지난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오픈에 이어 세 번째 준우승이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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