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들의 여름 휴가 일수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늘어났다. 그러나 복지 차원이 아니라 생산량 감축과 비용 절감의 영향이 더 컸다. 휴가비를 지급하는 직장도 작년보다 줄었고, 휴가비 봉투도 더 얇아졌다.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16년 하계휴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업의 여름 휴가 일수는 평균 4.4일로 지난해(4.1일) 보다 0.3일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4년 주 40시간제 도입 이후 가장 늘어난 여름 휴가 일수다. 경총은 평균 여름 휴가 일수는 4.4일이지만 주말 등을 포함하면 실제 휴가 일수는 6~8일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여름휴가 일수가 늘어난 이유엔 ‘근로자 복지 확대’(41.1%)란 답보다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생산량 감축’(32.1%)과 ‘연차수당 등 비용절감 차원’(21.4%)이란 설명이 더 많았다.
더구나 여름휴가 계획 기업 중 휴가비를 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인 곳은 66.7%로 지난해(70.1%)보다 3.4%포인트 감소했다. 휴가비 규모도 300인 이상 기업은 평균 65만8,000원, 300인 미만 기업은 57만9,000원이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300인 이상 기업은 1만5,000원, 300인 미만 기업은 3만4,000원 줄어든 것이다.
여름휴가 시기에선 8월초가 52%로 가장 많았고, 7월말(25.6%)과 8월 중순(7.5%)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조사 기업들의 67%는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해 ‘전년보다 악화됐다’고 답했다. ‘전년과 비슷하다’는 29.0%, ‘개선됐다’는 3.9%에 불과했다.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해선 ‘2018년 하반기 이후’라는 응답이 41.6%로 가장 많았고, ‘향후 1년 이내 회복’은 26.0%에 그쳤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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