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환경 개선은 제자리걸음
평균치보다 年 350시간 더 근무
근로자 근속 기간도 가장 짧아
생산성 2배ㆍGDP 3배 늘었지만
고용률ㆍ경제활동참가율 순위 ↓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 올해로 20년이 됐지만 여전히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근로 시간은 최상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 임금 차이는 OECD 국가 평균의 2배를 넘었고, 일하는 시간도 평균보다 연간 350시간 이상 많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0일 한국이 OECD에 가입한 1996년부터 최근까지 20년간 주요 노동지표 등을 분석,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내 놨다. 가입 당시 6,568억달러였던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조7,468억달러를 기록, 3배로 커졌다. 그러나 근로 환경은 달라진 게 거의 없었다.
무엇보다 성별 임금 격차와 평균 근속 기간이 OECD 국가 중 최하위였다. 남녀 전일제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2004년 39.6%(남성이 100만원을 받는다면 여성은 60만4,000원 밖에 못 받는다는 뜻)에서 2013년에도 36.6%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성별 임금 격차는 18개 응답 국가 중 가장 큰 것이다. 근로자 평균 근속 기간도 2003년 4.4년에서 2014년 5.6년으로 1.2년 늘었으나 19개 응답 국가 중 가장 짧았다.
반면 일하는 시간은 너무 길었다. 한국 근로자의 연간 근로 시간은 2008년 2,120시간에서 2014년 2,057시간으로 63시간 감소했다. 그러나 OECD 국가 중 순위는 변함없이 3위다. 응답 국가 26개국 평균 근로시간이 2008년 1,739시간, 2014년 1,706시간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해마다 OECD 평균보다 350시간 이상 더 일한 셈이다.
15~64세 남녀 전체 고용률도 96년 63.7%에서 2014년 65.3%로 수치상으로는 증가했지만 순위로 따지면 17위에서 20위로 오히려 3계단 미끄러졌다. 이 역시 OECD 평균(2014년 67.0%)에 못 미친다. 같은 기간 남녀 전체 경제활동참가율도 65.1%에서 67.8%로 늘었지만 순위는 23위에서 26위로 더 떨어졌다. OECD 평균(73.2%)을 하회한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저조하고, 최근 청년 실업이 증가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지난 20년 간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노동지표는 노동생산성(32→28위)이었다. 근로자가 시간 당 창출한 부가가치를 뜻하는 노동생산성은 96년 14.6달러에서 2014년에는 31.2달러로 배가 됐다. 그러나 이는 아직도 OECD 평균(2014년 45.6달러)의 68% 수준이다. 근로자들의 연간 평균 임금도 같은 기간 3만880달러에서 3만6,653달러로 올랐지만 OECD 평균(3만9,909달러)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이에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 5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의 ‘유리천장지수’에서도 OECD 28개국 중 꼴찌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조사에선 여성들이 일하기 가장 좋은 나라로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꼽혔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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