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용대 형, 연성이 형 우리 결승에서 만나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용대 형, 연성이 형 우리 결승에서 만나요”

입력
2016.07.10 13:31
0 0
김사랑(왼쪽)-김기정은 세계랭킹 1위 이용대-유연성 그늘에 가려있지만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만한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다. 한국 배드민턴은 두 남자 복식조가 나란히 결승에 올라 금,은을 다투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김사랑(왼쪽)-김기정은 세계랭킹 1위 이용대-유연성 그늘에 가려있지만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만한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다. 한국 배드민턴은 두 남자 복식조가 나란히 결승에 올라 금,은을 다투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한국 배드민턴은 리우올림픽에서 원대한 꿈을 꾼다. 남자복식에 출전하는 이용대(28ㆍ삼성전기)-유연성(30ㆍ수원시청)과 김사랑(27ㆍ삼성전기)-김기정(26ㆍ삼성전기)이 결승에서 만나 금, 은메달을 다투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이용대-유연성은 현 세계랭킹 1위의 자타공인 우승후보다. 비록 이들의 그늘에 가려 있지만 랭킹 3위 김사랑-김기정도 언제든 정상을 넘볼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이득춘 배드민턴대표팀 총감독은 “남자복식은 우리와 중국, 인도네시아가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과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조가 바로 김사랑과 김기정이다”며 “이용대-유연성은 물론 김사랑-김기정도 충분히 금메달을 노려볼 만하다”고 밝혔다.

배드민턴 남자복식은 16개 조가 4그룹으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가 8강에 올라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이 감독은 “우리나라의 두 조가 결승에서 만나도록 대진표가 구성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김사랑-김기정은 가장 오래된 ‘장수커플’이다. 2011년부터 호흡을 맞춰 그 해 국제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 받았다. 하지만 2013년 손을 맞잡은 이용대-유연성에 밀리더니 지금까지 만년 ‘2인자’ 신세였다.

가장 큰 문제는 잦은 범실이었다.

이 감독은 “김사랑은 두뇌 플레이에 아주 능한데 상대보다 3~4점 앞서면 여유를 부려 안 해도 될 범실을 했다. 김기정은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손목 힘이 좋고 네트 앞 볼 처리가 빠르다. 상대가 받기 힘든 고도의 기술을 잘 구사하는데 그만큼 공격이 빗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점을 보완하면서 작년부터 상승세를 탔다”고 설명했다.

김사랑-김기정은 예측하기 힘든 플레이를 자주 펼쳐 상대가 늘 까다로워했는데 여기에 범실이 30% 이상 줄며 위력이 배가됐다. 작년 11월 중국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에서 1위를 차지했고 지난 4월에는 말레이시아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준결승에서 이용대-유연성을 꺾고 정상에 오르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배드민턴 담당인 성봉주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는 “고수들의 경기에서는 실수 하나가 승부를 가른다. 김사랑-김기정은 요즘 어지간해서 실수를 안 한다”며 “서로 신뢰감이 크다는 것도 강점이다”고 했다. 김기정도 “우린 경기 중 뭘 해야 할지 눈빛만 봐도 척 안다. (김)사랑이 형과는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고 웃음지었다.

둘은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이다.

김사랑은 “올림픽은 운동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다. 실감은 나지 않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기정도 “올림픽은 처음이라 형들(이용대-유연성)보다 부담이 덜 하다. 힘들게 출전권을 땄으니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하지 않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리우행 티켓을 놓고 막판까지 치열하게 자신들과 경쟁했던 고성현(29ㆍ김천시청)-신백철(27ㆍ김천시청)의 몫까지 하겠다는 의미다. 올림픽에는 세계랭킹 9위까지 자동 출전권이 주어지는데 편중을 막기 위해 한 국가 당 2팀만 나설 수 있다. 고성현-신백철도 세계랭킹 6위의 강호지만 이 때문에 김사랑-김기정에 밀려 아쉽게 리우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었다.

이 감독은 “이용대와 유연성이 워낙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아서 김사랑과 김기정은 상대적으로 좀 위축돼 있었고 소외감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트라우마를 떨치고 두 조가 함께 결승에 간다는 생각에 똘똘 뭉쳐있다”고 힘줘 말했다.

공교롭게 김사랑은 생일이 8월 22일, 김기정은 8월 14일이다.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 결승은 8월 20일(한국시간 기준)로 예정돼 있다. 브라질에서 생애 최고의 생일을 맞겠다는 김사랑과 김기정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용대 형, (유)연성이 형 우리 결승에서 만나요.”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