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류현진/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LA 다저스 류현진(29)이 '640일' 만에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었다. 아직 과제도 남아있지만, 첫 걸음을 뗐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류현진은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서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2014년 10월7일 세인트루이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이후 640일 만의 귀환이다. 그 사이 지난해 5월 어깨 수술을 받으며 재활에 매진해온 류현진은 복귀전에서 4⅔이닝 8피안타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를 찍었고, 총 투구 수는 89개였다.
수술 전 모습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멜빈 업튼 주니어에게 솔로포를 맞고 2회에도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3회를 삼자 범퇴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3회까지 시속 147km이던 직구 평균 구속은 4회 144km, 5회 140km로 떨어졌다. 힘이 떨어진 듯 5회에는 시속 137km 짜리 직구가 나오기도 했다. 류현진은 5회 3실점하며 무너졌다.
'구속'은 류현진의 '회복'을 상징을 의미하는 만큼 이날 경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부분이었다. 송재우 본지 해설위원은 "구속 이야기가 경기 전부터 많이 나왔기 때문에 본인도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경기 직후부터 예전 구속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듯 오버 페이스로 가는 것 같더라"고 분석했다. 류현진은 완급 조절이 뛰어난 투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자기 페이스로 경기를 끌고 가다가 위기 상황에서 오면 전력 피칭을 하는 패턴이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경기 시작 후부터 역투를 펼치며 복귀전에 대한 부담을 드러냈다.
급격히 떨어진 구속이 완벽하지 않은 류현진을 보여줬다. 송 위원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구속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편차가 컸다. 한 구종의 스피드가 7마일(11km)까지 났다. 아직까지는 투구수 60~65개가 한계치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100%의 몸 상태'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송재우 위원은 "이제 정말 첫 걸음을 뗐다. 아직까지는 재활 과정의 연장 선상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앞으로 2~3번의 등판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행인 점은 실전 등판 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등판 이튿날 몸 상태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뜻을 드러냈다. 다음 등판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점 또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는 오는 12일부터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간다. 류현진의 두 번째 등판은 휴식기 이후 후반기다. 송 위원은 "류현진에게 가장 중요한 건 남은 시즌 동안 아프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에 머무는 것이다"며 "너무 욕심을 내기 보다 투구수와 구속을 조금씩 올려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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