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새누리당의 오만한 ‘갑질’부터 없애겠다”며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8ㆍ9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여권의 대표적 소장파로 꼽히는 정 의원은 “보수의 가치를 지키며 중도 층까지 감싸 안는 포용적 보수정당으로 거듭나 정권재창출을 이루겠다”며 개혁 보수의 기치도 내걸었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의 시대를 끝내고 국민이 강한 수평의 시대를 만들겠다”고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무엇보다 지금 국민의 명령은 갑질 사회를 끝내라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민심을 전면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선언은 비박계 김용태 의원과 친박계 이주영ㆍ이정현 의원에 이어 4번째다.
정 의원은 고질적 계파 패권주의를 여권의 환부로 제시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는 국민과 민생을 버리고 권력만을 추구하며 천박한 계파 싸움에 골몰했다”며 “총선에 참패한 후에도 정부여당의 그 누구도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끊이지 않는 패거리, 패권 정치로 당원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 정권 재창출의 희망이 무너지고 있다”며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특히 “새누리당이 단호한 창조적 파괴의 길을 가야 한다”며 전향적이고 과감한 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기업 개혁과 노동시장 개혁의 여야간 빅딜을 통한 ‘수평적 경제 민주화’ 추진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의 아픔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먼저 어루만졌어야 하는데 국민들이 죽을 정도로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동안 오히려 대기업과 소수를 위한 경제정책을 강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수평적 경제민주화 외에 ▦당의 수평적 민주주의와 현장정치 ▦개헌논의 시작 등을 당권 도전을 위한 3대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 의원은 원조 소장파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일원이다. 지난 2004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차떼기 정치자금 파문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역풍으로 위기에 처했을 당시 박근혜 당시 당 대표를 도와 ‘천막당사’ 시절을 이끌었던 주역이다. 상도동계 막내로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낸 뒤, 16대 국회에서 원내에 입성한 뒤 5선 고지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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