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누적 승객이 11년 만에 1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LCC가 처음 취항한 2005년 8월 이후 지난달까지 운임을 낸 누적 승객은 1억1,479만명을 기록했다. 2013년 말 기준 5,542만명에서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우리나라 국민 1명당 최소 2차례 LCC를 탑승한 셈이다. 이 가운데 국내선 승객은 8,132만명, 국제선 승객은 3,347만명으로 집계됐다.
항공사별로는 제주항공이 나머지 4개 항공사를 제치고 가장 많은 3,431만명의 승객을 모았다. 에어부산과 2,425만명, 진에어는 2,250만명으로 뒤를 따랐다. 이어 이스타항공은 1,822만명으로 4위를 차지했고 티웨이항공은 1,465만명의 승객이 이용했다. 나머지는 지금은 사라진 한성항공과 영남에어가 나눠 가졌다.
LCC는 초창기인 2007년까지만 해도 한해 100만명 수준으로 적자에 허덕였다. 하지만 2008년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진에어와 에어부산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9년 한해 LCC 승객은 500만명을 넘겼고 2011년부터는 연간 1,000만명을 처음 돌파해 지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LCC의 국내선 점유율은 56.1%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합친 점유율(43.9%)을 앞섰다.
항공사들이 잇달아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고 운항 노선을 미주 등 장거리까지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LCC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일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두 번째로 설립한 LCC인 에어서울이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본격 운항할 예정이어서 시장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고공행진 속에서 최근에는 LCC의 '안전 불감증' 문제가 연이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포발 제주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비행 중 기내압력조절장치가 작동되지 않은 사실이 발견돼 1만8,000피트에서 8,000피트로 급강하하는 일이 발생했다. 올 1월에는 세부 막단공항에서 이륙해 김해공항으로 향하던 진에어 여객기가 출입문을 덜 닫은 채 운항하다 굉음이 들리는 바람에 회항하기도 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LCC 등장 후 10년은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였고 국내 업체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LCC가 비상상황 대처 경험이 부족하고 항공기, 정비부품, 인력 등을 빠듯하게 돌린다는 점에서 안전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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