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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朴대통령, 유승민과 ‘35초 대화’

입력
2016.07.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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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첫 여당 의원과 오찬

“비온 뒤 맑고 땅 굳는 것처럼”…당 내홍 다독이는 모습

모두와 악수 ‘78분 배웅인사’…초선들과는 셀카 소통하기도

박근혜(가운데)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김희옥(맨 왼쪽)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의원 전원을 초대해 오찬을 나눴다. 헤드테이블에 앉은 박 대통령이 환하게 웃고 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박근혜(가운데)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김희옥(맨 왼쪽)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의원 전원을 초대해 오찬을 나눴다. 헤드테이블에 앉은 박 대통령이 환하게 웃고 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이 8일 20대 국회 들어 첫 오찬을 갖고 당청 화합의 의지를 다졌다. 박 대통령은 4ㆍ13 총선 참패가 친박계의 공천 전횡 탓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비 온 뒤에 하늘이 맑고 땅도 더 굳는 것처럼”이란 표현을 쓰며 내홍을 다독이려는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시종일관 당 의원들과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정부가 추진하는 현안의 협조를 당부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던 지난해 8월 오찬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도 “새누리당 의원 여러분을 모두 뵙게 돼 반갑고 기쁘다”며 “20대 국회에서 민의를 잘 받들어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오찬을 끝내며 의원 전원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성의를 보였다. 이날 오찬이 낮 12시부터 87분간이었는데, 참석자 배웅에 이와 비슷한 78분이 걸릴 정도였다. 환송 인사를 위해 청와대는 오찬 장소인 영빈관 한 켠에 접견장도 만들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참석자 환송에 15분을 예상했으나 훨씬 길어졌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서울 중ㆍ성동을의 지상욱 의원에게 “국가관과 애국심이 투철하신 분이라고 들었는데 앞으로 당에서 열심히 해달라”고 말하는 등 미리 준비한 듯 의원들에게 ‘맞춤형 덕담’도 건넸다. 전북 전주을에서 보수당으로서는 20년 만에 당선된 정운천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제가 험지에서 당선됐으니 대통령은 힘 내시라’는 내용의 쪽지를 건네기도 했다. 두 의원과 오신환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대통령과 ‘셀카’를 찍는 등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김선동 의원은 “박 대통령의 배려에 감동한 의원들이 많았다”며 “가뭄에 해갈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지상욱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 대변인이 8일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셀카'를 공개했다. 지상욱 의원 제공.
지상욱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 대변인이 8일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셀카'를 공개했다. 지상욱 의원 제공.
정운천 새누리당 의원이 8일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셀카'. 정운천 의원 제공.
정운천 새누리당 의원이 8일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셀카'. 정운천 의원 제공.

박 대통령은 같은 테이블에 앉은 비대위원인 오정근 건국대 교수에게는 “본래 정치권에선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을 동지라고 한다”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임윤선 비대위원은 “박 대통령이 비대위원들에게 저마다 특성이나 관심사를 고려한 화제를 던지며 부드럽게 대화를 이끌어 가려 노력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관심이 집중됐던 유승민 의원과는 ‘35초 인사’를 나눴다. 이날은 유 의원이 지난해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심판’ 낙인으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주변 의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유 의원을 보자 “오랜만에 뵙는다”며 “상임위가 어디시냐”고 물었다. 유 의원도 박 대통령에게 인사를 하며 “(19대 국회 때) 국방위였는데 이번에 기획재정위로 옮겼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자 유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한 대구의 현안인 K2 공군기지 이전, 영남권 신공항 후속 대책과 관련해서도 걱정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오랜만에 뵙는 자리라 간단한 안부 인사를 드렸고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김무성 전 대표에게는 여름 휴가 계획을 물었고,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에게는 “최다선 의원으로서 애쓰신다”고 격려 인사를 건넸다.

당 지도부도 박 대통령에 화답했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화합하며 전진하는 집권 여당 새누리당이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고, 정진석 원내대표는 “신발끈을 조이자”는 건배사로 새 출발을 다짐했다. 그러나 이날 오찬을 두고 비박계 일각에선 아쉬움도 표시했다. 김용태 의원은 “(비박계의 수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전직 지도부와 한 테이블에 앉아 대화하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며 “별스러울 것 없는 의례적인 오찬이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들을 모두 청와대로 초대해 함께 식사한 것은 박근혜 정부 들어 세 번째다. 이날의 메뉴는 중식 볶음밥이었으며, 오찬선물로는 손목시계가 준비됐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유승민(가운데) 새누리당 의원이 8일 청와대 오찬에서 다른 의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날은 유 의원이 지난해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심판' 발언으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유승민(가운데) 새누리당 의원이 8일 청와대 오찬에서 다른 의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날은 유 의원이 지난해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심판' 발언으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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