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ㆍTV 부문 일등공신
휴대폰 부문 1000억대 영업손실
전략폰 G5 호평 불구 판매 저조
LG전자가 생활 가전 부문의 선전에 힘 입어 2년 만에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략 스마트폰 ‘G5’의 판매는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나 휴대폰 사업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LG전자는 2분기 매출 14조17억원, 영업이익 5,846억원의 잠정 실적을 올렸다고 7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2,441억원)보다 139.5%나 증가한 것으로, 2014년 2분기(6,097억원)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1등 공신은 생활 가전과 TV 부문이었다. 1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이라는 깜짝 실적을 내 놨던 생활 가전 부문은 또 다시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보인다. 에어컨이 성수기에 접어들고, 드럼세탁기 하단에 미니 통돌이를 결합한 트윈워시 세탁기 같은 고가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이 효자 역할을 했다. 붙박이 주방가전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TV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3,352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주력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판매가 호조세를 유지, 2,2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액정표시장치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유가 하락으로 운송비가 절감된 것도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순 없었다. 휴대폰 부문이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 5분기 연속 적자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전략 스마트폰 G5가 지난 4월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뼈아픈 결과다. G5는 올해 초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선보였을 때만 해도 스마트폰 최초로 하단을 블록 장난감처럼 뗐다 붙이면서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는 ‘모듈 방식’을 채택,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S7 시리즈보다 보름 이상 늦게 출시된데다가 생산 과정 상 차질로 제품도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면서 판매가 저조한 상태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적자에서 벗어난 ‘차세대 수익원’ 자동차전장부품 부문도 투자 확대 등 영향으로 소폭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더구나 3분기는 신제품 출시 효과가 없고 최대 성수기인 4분기를 앞둔 시기인 만큼 생활 가전과 TV 실적이 상반기만큼 좋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휴대폰 부문도 하반기 전략폰인 V 시리즈 신제품을 통해 반등을 노릴 계획이나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애플 아이폰7 등이 비슷한 시기 출시되는 만큼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효율화를 목표로 국내 휴대폰 영업부를 가전 부문에 통합하는 등 휴대폰 사업 조직을 개편한 데 따라 적자폭은 축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가 잠정 실적을 발표한 것은 지난 1분기에 이어 두 번째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예정된 확정 실적 발표 때 공개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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