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어디에 배치하나

수도권 방어 평택 적합하나
北 장사정포 위협ㆍ中가까워 부담
음성은 미사일 전력 노출 우려
대구와 기장은 인구밀도가 문제
군산 전투기 이착륙 잦아 제약
한미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8일 유력 후보지인 경북 칠곡군 왜관읍 칠곡군청 인근에 ‘사드배치 결사 반대’를 주장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연달아 걸려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양국은 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방침을 밝히면서 민감한 배치 예정지는 “수주 안에 발표하겠다”고 공개를 미뤘다. 기존에 거론된 유력 후보지들이 제각기 장단점을 갖추고 있어 최종 결정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밝힌 사드 포대의 부지 선정 기준은 ▦대한민국과 국민의 안전보장 ▦군사적 효용성 ▦부지공여 가능성 ▦환경과 건강 ▦안전요소의 5가지다. 부지공여와 환경, 건강을 강조한 것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인구가 적고, 새로운 부지를 매입할 필요가 없는 군 기지에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국민의 안전보장과 군사적 효용성, 안전요소는 서로 상충되는 기준들이다.

기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사거리 200㎞를 넘는 북한의 300mm 신형 방사포의 무차별 공격에서 벗어나 남부지방에 배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경북 칠곡과 예천, 대구, 부산 기장, 전북 군산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우리 국민의 안전을 감안하면 경기 평택이나 충북 음성에 배치해야 수도권을 보호할 수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지목된 칠곡(왜관)은 미군기지가 위치한 곳으로,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이 한반도로 투입되는 부산항과 김해공항을 방어하는데 적합하다는 평가다. 주변 인구밀도가 낮고 산악지형으로 둘러싸여, 전자파 유해 논란이 불거진 사드 레이더를 설치하는데도 제약이 덜하다. 하지만 칠곡은 멀리 떨어진 수도권 방어는 물론, 북한이 동시에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로 공격할 경우 내년까지 주한미군의 90%가 집결할 평택 기지를 방어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수도권 방어와 관련된 사항은 부지를 발표할 때 따로 설명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후방 지역에 사드를 배치할 계획임을 인정했다.

한미 양국은 당초 사드 배치 장소로 대구지역의 한국군 주둔부대를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성구의 공군 제1방공포병여단이 주목을 받았다. 주변이 구릉지대인데다 전방이 트여 있어 레이더 설치에 무리가 없고, 부지가 넓어 100여명의 사드 운용병력을 수용하기에 유리한 곳이다. 지난 2013년 정부 대표단이 미 본토의 사드 운용부대를 찾았을 때, 미측은 대구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북한 탄도미사일을 얼마나 방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대구는 부대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인구 밀집지역과 충분하게 떨어지지 않은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다.

경북 예천의 공군기지도 후보지로 거론되지만, 산악지대가 아닌 평지에 위치한데다 기지 안에 전투기 활주로가 있어 사드 레이더를 온전히 가동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경기 평택은 주한미군의 핵심기지와 수도권 방어에 유리하지만 북한의 장사정포 사거리 안에 위치해 있다. 무엇보다 사드 배치에 강력 반발하는 중국이 다른 곳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정치적 부담도 크다. 충북 음성은 미사일사령부가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나, 군 당국이 주변 토지 매입을 끝내지 않아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 변수다. 또한 군 당국은 유독 음성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에 시종일관 부인하고 있다. 향후 이곳에 증강될 다른 미사일 전력의 노출을 우려해서다.

이외에 강원 원주는 휴전선과, 부산 기장은 인구 밀집지역과 가까운 게 걸림돌이다. 전북 군산은 미군의 F-16전투기가 계속 뜨고 내린다는 점에서 사드 레이더를 배치할 최적지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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