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4차례 피소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0ㆍ사진)의 첫 번째 고소 사건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처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박씨가 명예회복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첫 고소인 A씨 사건의 경우 박씨 측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전날 A씨 속옷에서 검출된 정액과 박씨의 유전자정보(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는 성관계 사실을 나타낼 뿐, 강제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성관계 당시 폭력ㆍ협박 정황이 없었다는 점도 성폭행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오히려 박씨 측이 제기한 무고, 공갈 등 맞고소 카드가 먹힐 공산이 커졌다. 경찰은 양측 관계자들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복원한 결과 ‘1억원’이라는 금액이 수 차례 언급된 사실을 밝혀냈다. 강남서 관계자는 “실제 1억원이 전달됐는지, 공갈ㆍ협박에 의한 것인지 등은 아직 드러나지 않아 실체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A씨 측이 성관계를 빌미로 돈을 요구해 받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A씨와 남자친구 이모(29)씨, 이에 가담한것으로 알려진 조직폭력배 황모(34)씨는 공갈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
경찰은 A씨 외에 다른 3건의 고소 건도 이미 최대 2년의 시간이 지난 데다 물증 없이 고소인 진술에만 의존해야 해 혐의 입증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한 두 차례 박씨를 더 불러 조사하고 이르면 내주 중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씨가 법적 처벌은 면하더라도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군복무 기간 중 유흥업소를 출입하고 화장실에서 업소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등 부적절한 사생활이 공개된 만큼 도덕적 비난을 벗기는 어렵게 됐다. 경찰도 성폭행 혐의와 관련, 박씨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씨 소속사 측은 “경찰의 최종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