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외부터 출판까지 일사천리
독자 초청 좌담회도 좋은 반응
처음 사무실이 자리잡은 곳은 서울 공덕동. 선배의 호의로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들어가 작업실로 쓰던 곳이다. 이곳에서 페이퍼로드의 첫 책 ‘CEO의 습관’ 저자인 세계일보 김성회 기자(현 CEO리더십연구소장)를 만났다. 소개해 준 이는 삼성전자 중앙연구소에서 일하다 창의력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뛰어든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박종하 박사. 술과 밥을 나누는 사이였던 박종하 박사의 소개로 만난 김성회씨와 담배 냄새 퀴퀴한 방에서 차를 한 잔 하던 중, 그는 ‘CEO 인터뷰 전문기자’란 말로 자신을 소개했다. 문득 오래 전 후배 차형석군과 나눈 이야기가 생각났다. 지금은 ‘시사IN’에서 근무하는 그가 물었다. “형 CEO의 습관 어때?” 김성회씨가 저자로 딱 맞을 것 같다는 생각에 책을 제안했고, 그 역시 ‘오케이’했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출판 계약을 맺고 목차 작업에 돌입했다. 저자가 써온 글을 CEO의 자기 관리, 일하는 습관, 인맥 만들기 등으로 묶어 체계화했다. 당시 세계일보에 재직 중이던 김성회씨는 원고를 일주일에 두세 꼭지씩 보내기로 했다. 원고는 어김이 없었다. 감동했다. 사업을 시작하던 초창기라 보내온 원고 하나하나가 모두 힘이 됐다. 자양강장제 몇 병을 먹는 것보다 큰 힘이 됐다. 아침에 약수터로 운동 갈 때면 그 글을 보약 삼아 걷기도 했다. 가령 이런 글이다.
“진정한 성공은 계산기를 두드리는 데 있지 않다. 내 잔이 넘치도록 역량을 키우고 남과 나눌 때 그 이상으로 돌아온다. 정보고 지식이고 아까워하지 말고 주위와 나누는 것이 CEO들의 공통점이었다.”
첫 책인 만큼 상당히 공을 들였다. 후배의 아이디어로 이 책의 주된 독자인 직장인, 대학생, 스타트업 창업자 등을 초청해 평가 좌담회를 했고, 이를 후반부에 정리해 실었다. 또 ‘나의 CEO 자질 테스트’도 읽을거리 삼아 실었다.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니까. 이런 장치들을 통해 독자들이 우리 책에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다.
반응은 괜찮았다. ‘CEO의 습관’ 목차 중 20여 개를 정리해, 두 개의 경제지에 각 2회씩 광고했고, 많은 독자들이 전화해 관심을 보였다. 점심 식사 도중에도 전화가 여러 차례 걸려와 손님과의 식사가 미안한 적도 있었다. ‘CEO의 습관’ 판매는 순조로웠다. 처음 3개월 간 1만여 부가, 지금까지 5만 부 이상이 판매됐다. 책은 페이퍼로드가 자리잡는 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창업 초기인데다 첫 책이라는 점 때문에 열정도 많았고 그만큼 열심히 했다. 1.5명의 직원과 다섯 차례가 넘는 강연회, 명함케이스 등을 이용한 판촉 마케팅, 포스터 제작, 출판기념회 개최, 홍보 활동 등 지금 같으면 몸이 따라가지 못해 하지 못했을 일들을 그땐 했었다.
최용범 페이퍼로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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