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23ㆍ넵스)이 잠시 자리를 비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거센 무명 돌풍이 불었다.
8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 골프장(파72ㆍ6,403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초정탄산수ㆍ용평리조트오픈 1라운드에서 주은혜(28ㆍ문영그룹)와 홍유연(24)이 나란히 1, 2위에 나섰다. 주은혜는 버디 8개를 쓸어담으며 7언더파 65타를 때려 코스레코드를 갈아치우고 단독 선두에 올랐고 홍유연은 버디 7개를 뽑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쳤다.
둘은 KLPGA투어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인 데다 2, 3부 투어를 오가며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무명 선수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주은혜는 2006년 3부 투어에 발을 디딘 이후 10년 동안 프로 선수 생활 가운데 대부분은 2부투어와 3부투어에서 보냈다. KLPGA 투어는 2012년과 2013년에 이어 올해가 세번째 시즌이다. 올해 2,000만원 밖에 상금을 벌어들이지 못해 상금랭킹 89위에 머문 주은혜는 “연습만큼은 남 못지않게 열심히 했다”면서 “나이도 있으니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년 동안 쓰던 퍼터 대신 대형 헤드에 37인치 샤프트가 달린 새 퍼터를 이번 대회에 처음 들고 나왔다는 주은혜는 먼 거리 퍼팅이 신들린 듯 들어간 덕에 생애 개인 최소타 기록까지 세웠다.
홍유연은 KLPGA 투어에 4년째 뛰고 있지만 한번도 상금으로 시드를 지킨 적이 없다. 작년에도 상금랭킹 93위에 그쳐 시드전을 다시 치러 KLPGA투어에 복귀했다. 올해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상금랭킹은 60위(4,322만원)까지 밀렸다.
홍유연은 “이제는 어떻게 골프를 쳐야 하는지 알 것 같다”면서 “오늘은 퍼팅 덕을 봤지만 내일부터는 샷을 더 정확하게 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캐디를 미처 구하지 못해 직장에 다니는 아버지 홍대기(60)씨에 백을 맡긴 홍유연은 “모처럼 효도한 기분”이라고 즐거워했다.
시즌 두번째 우승에 도전한 올해 투어 대회 우승자 가운데 배선우(22ㆍ삼천리)가 맨 앞에 나섰다. 배선우는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주은혜에 3타 뒤진 공동3위 그룹에 합류한 배선우는 “날씨가 더워서 잠시 집중력을 잃는 바람에 실수가 있었다”면서 “썩 만족스러운 스코어는 아니지만 실망스러운 것도 아니다”며 2라운드에서 추격을 다짐했다.
US여자오픈 대신 이 대회 타이틀 방어에 나선 고진영(21ㆍ넵스)은 아웃오브바운즈(OB)에 발목이 잡혀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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