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LM 시위’ 전국으로 확산
흑백갈등 충돌 대혼란 우려 커져

경찰 총격에 인한 흑인 사망사건과 7일 경찰관을 겨냥한 보복 총격으로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인종차별 반대운동인 ‘블랙 라이브즈 매터’(BLMㆍ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가 전국으로 번지고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소리를 내는 등 미국 사회의 흑백 갈등이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주지사 관저 앞에서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비판하는 시위가 종일 진행됐다. 시위대는 “인종주의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며 “침묵하면 순응하는 것”이라며 시위 동참을 독려했다. 또 다른 흑인 총격 사망 사건이 발생한 루이지애나주의 편의점 앞에서도 흑인들이 속속 모여 분노를 쏟아냈다. 시위대는 “손을 들었으니 쏘지 마세요(Hands up, Don’t shoot)”라는 구호를 연호했다. 이 문구는 2014년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10대 흑인 소년이 백인 경찰 총격으로 사망했을 때도 사용됐다. 이 밖에 뉴욕 중심가와 텍사스 주 댈러스 등 주요 도시에서도 BLM 시위가 잇따랐다.
유명 연예인 및 스포츠 스타들도 분노의 대열에 합류했다. 흑인 디바 비욘세(34)는 이날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흑인 사회의 단결과 저항을 촉구했다. 비욘세는 경찰 총격을 받고 숨진 이들을 추모하면서 “우리 커뮤니티(흑인) 청년들이 죽어 나가는 데 신물이 난다. 우리의 분노와 좌절을 행동으로 옮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자테니스 세계랭킹 1위 세리나 윌리엄스도 트위터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경악했고, 힙합 가수 MC 해머도 “법을 가장한 야만 행위”라고 비난했다.
정치권도 즉각 반응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차 폴란드를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경찰 등 법 집행기관 내에 존재하는 편견 때문”으로 정의하고 “편견을 하루빨리 뿌리 뽑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인인 마크 데이턴 미네소타 주지사도 “행인이 백인이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정한 수사를 약속했다. 그는 피해자 캐스틸의 유가족을 찾아 유감을 표명했지만, 유가족들은 “우리는 위로의 말이 아닌, 정의를 원한다”며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텍사스 댈러스에서 시위를 통제하던 경찰 11명이 총에 맞아 이 중 5명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경찰관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블루 라이브즈 매터’ 운동도 거세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미국이 흑인-백인, 블랙 라이브즈 매터-블루 라이브즈 매터, 공권력-생명 간 대충돌로 극심한 혼돈에 빠질 개연성도 높아 보인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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