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0일 일본 참의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선거 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개각구상이 주목되고 있다. 최대 관심은 아베 내각의 핵심축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의 거취다. 도쿄 정가에서는 개헌 드라이브를 포함한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핵심인사들의 재배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관방장관은 내각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자리로 과거 파벌 내 실세의 전유물이었다. 3년 반이 넘은 역대 최장수인 스가 장관 또한 아베의 확고한 신임을 받는 실질적인 2인자로 통한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선거 이후 자민당 간사장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아베 직계 의원들로부터 “당에 와서 2018년 9월까지인 총재임기 연장을 위한 환경정비를 해달라”는 의견이 나온다는 것이다. 실세를 당으로 파견해 향후 개헌추진 등 난제를 밀어붙이는데 걸림돌이 될 파벌 단속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다만 경쟁자인 아소 부총리의 거취가 변수다. 아소 부총리는 아베에 앞서 총리직을 역임한 선배이지만 최근 둘 사이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소비세 증세연기 과정에서 아베가 아소 부총리의 건의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소는 “총리가 2014년 12월 중의원선거에서 반드시 증세한다고 말하고 당선됐다”며 “연기하려면 다시 해산해 국민뜻을 묻는게 이치”라고 반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아베의 뜻을 중시하는 스가 장관과 비교적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는 아소 부총리가 내각에서 자주 부딪힐수록 정권내 불안정 요소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차기주자 양강으로 꼽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장관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장관도 관심 대상이다. 기시다는 외교성과가 많아 유임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를 따르는 계파에선 독자 세력화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이시바 진영에서도 아베 내각에서 떨어져나가면 독자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과 존재감이 더 추락하면 차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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