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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갈등으로 확산되는 ‘블랙라이브즈매터(B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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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갈등으로 확산되는 ‘블랙라이브즈매터(BLM)’

입력
2016.07.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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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주의ㆍ공권력 남용으로 미국 사회 대혼란 예고

포토아이/ 인종차별 반대운동 지지자들이 7일 백악관 앞에서 미네소타와 루이지애나에서 발생한 백인경찰의 흑인 사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포토아이/ 인종차별 반대운동 지지자들이 7일 백악관 앞에서 미네소타와 루이지애나에서 발생한 백인경찰의 흑인 사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찰의 총격으로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미국이 들끓고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인종차별 반대운동 ‘블랙 라이브즈 매터(BLMㆍ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를 비롯해 공권력 남용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 각지에서 열렸다. 이런 가운데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권력 남용 반대시위에서는 원인 불명의 총격으로 시위대가 흩어지고 경찰관 2명이 총에 맞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과 소수인종 생명 논쟁이 심화될 우려마저 제기된다.

5일 루이지애나주 배턴 루지에서 경찰관이 흑인 CD 판매상 앨턴 스털링(37)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숨지게 한 데 이어 6일 미네소타주 팰컨 하이츠에서는 차량을 운전 중이던 필랜도 캐스틸(32)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두 사건 모두 현장 영상이 언론과 SNS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되면서 큰 공분을 불렀다. 스털링이 살해당하는 영상을 촬영한 편의점주인 압둘라 무플라히는 “그가 필요 이상으로 과격하게 진압당했다”고 증언했고 캐스틸이 총에 맞는 장면을 촬영한 약혼자 다이아몬드 레이놀즈는 “우리는 두 손을 들고 있었는데 경찰이 갑자기 총을 네 발 발사했다”고 말했다.

두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는 공권력이 흑인을 백인에 비해 지나치게 과격하게 진압하고 있다는 BLM 운동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루이지애나와 미네소타뿐 아니라 시카고와 뉴욕 등 대부분의 대도시에서 ‘쏘지 말라’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든 집회가 이어졌다.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집회에 참석한 라론다 탤리는 “우리는 대서양을 건넜고 자유를 얻었지만 여전히 당신들은 우리를 죽인다. 우리의 생명은 소중하다”고 외쳐 박수를 받았다.

정치권도 즉각 반응했다. 마크 데이턴 미네소타주지사는 “행인이 백인이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났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종주의 경향을 인정했다. 그는 캐스틸의 유가족을 찾아 유감을 표명했지만 레이놀즈는 “나는 유감 표명이 아니라 정의를 원한다”고 반박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위해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영상 연설을 통해 “이건 특정 인종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전체의 문제”라면서 “공권력 집행에 인종적 불평등성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경찰에 의한 사망자는 505명이며 그 중 백인이 46.5%, 흑인이 24%, 기타 소수인종이 29.3%이다. 미국 인종구성비가 백인 77.1% 흑인 13.3% 기타 9.6%인 것을 감안하면 백인에 비해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이 더 많이 사망하고 있다. 연방 법무부가 두 사건에서 시민권이 침해됐는지를 조사하겠다고 나섰지만 인권운동가들은 이를 불신하고 있다. 네키마 레비-파운즈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CCP) 미네소타지부 회장은 “나는 지역단위든 국가단위든 현재의 사법시스템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몇몇 흑인들은 경찰과의 모든 대화를 영상으로 녹화하겠다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진행된 집회에서는 집회를 통제하던 교통경찰 11명이 저격총에 맞아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더 큰 혼란을 예고했다. 댈러스 경찰에 따르면 집회자들의 야간 행진 도중 신원 미상의 범인 최소 2명이 경찰을 겨냥해 기습적으로 저격총을 발사했다. 마이클 브라운 댈러스 경찰서장은 “범인은 높은 곳에서 대기하고 있다 경찰을 노리고 총을 발사했다”며 “계획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찰관들이 ‘블랙 라이브즈 매터’에 대응해 경찰관의 생명이 소중하다는 ‘블루 라이브즈 매터’운동을 펼쳤던 바 있어, 댈러스 사건은 공권력과 생명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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