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서 흑인사살 항의 시위 중
용의자들 매복 사격… 12명 사상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백인 경찰의 흑인 사살 사건이 끝내 흑백 전쟁으로 번졌다. 이번에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일부 시위대가 경찰에게 조준사격을 가해 5명이 숨졌다.
댈러스 경찰은 7일(현지시간) 저녁 8시45분쯤 경찰의 흑인 총격사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텍사스주 댈러스 도심을 통과하던 도중 총기로 무장한 4명의 용의자가 10여 명의 경찰을 향해 조준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주차장 건물에 숨어 있던 용의자들의 매복 공격에 최소 5명의 경찰관이 숨졌으며 다른 경찰관 6명과 시위대 1명 등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용의자 가운데 3명을 현장에서 체포하고 4번째 용의자와 새벽까지 총격전을 벌이며 대치한 끝에 용의자가 자살해 상황이 종료됐다. 용의자의 신원, 범행 동기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용의자들은 시내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어 경찰은 폭발물 처리반을 긴급 투입하는 등 피해 확산 방지에 부심했다.
총격은 수백 명의 시위대가 지난 5, 6일 루이지애나와 미네소타에서 백인 경찰의 총격에 흑인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가두행진을 벌이던 중 발생했다. 지역 방송 등이 촬영한 영상에는 시위대의 행진 도중 여러 발의 총성이 들리자 군중이 급히 흩어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경찰 피격 사건까지 맞물리면서 파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 맨해튼의 유니온스퀘어 파크에도 1,00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의 과잉 대응에 항의했다. 댈러스에는 7만여명의 한인 교포가 거주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한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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