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영훈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3> 만 50세 이상 노장 기사들이 단체전 방식으로 우승을 다툰 ‘2016 시니어리그’가 6일 100여 일간의 대장정을 끝냈다. 지난 3월 21일 개막, 7개 팀이 더블리그 방식으로 대결한 정규리그에서 ‘상주 곶감’이 14승 2패를 거둬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8승 4패를 기록한 ‘인천 예림도어’에 돌아갔다.
이밖에 ‘영암 월출산’과 ‘음성 인삼’이 3, 4위에 올랐다. 이번 시니어리그에는 ‘바둑 황제’ 조훈현, ‘야전사령관’ 서봉수, ‘세계 최고의 공격수’ 유창혁, ‘손오공’ 서능욱 등 ‘왕년의 스타 기사’ 28명이 7개 팀으로 나뉘어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뽐내며 흥미진진한 대결을 펼쳐 올드팬들을 즐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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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1로 좌변에 침입했을 때 박영훈이 2로 모자 씌운 게 이른바 ‘제1감’이다. 굳이 프로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기력의 소유자라면 누구든지 이 장면에서 주저 없이 이 수를 선택했을 것이다. 바둑 격언에 ‘모자는 날일자로 벗어라’고 했으니 이세돌이 3으로 중앙을 향해 머리를 내민 건 당연하고, 4 때 5가 또 좋은 수순이다. <참고1도> 1은 2 때 3으로 빈 삼각 형태로 연결해야 하므로 흑이 불만이다. 6부터 10까지 흑이 선수로 깔끔하게 수습했다.
한데 잠시 후 이세돌이 11로 우변에 어깨 짚은 게 너무 심했다. <참고2도> 1 정도가 무난했다. 박영훈이 즉각 반발했다. 12, 14로 밀어 올려 13, 15를 강요한 다음 우상귀에서 16, 18로 이단 젖히자 잠깐 사이에 공수가 바뀐 모습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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