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ㆍ김성태 등 비박계 제기
새누리당에서 청와대 오찬을 하루 앞둔 7일 ‘화합 좌석론’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헤드테이블에 최근 복당한 유승민 의원이 함께 앉는 ‘파격 배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와대 오찬일인 8일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유 의원이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낙인으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본보 통화에서 “청와대 오찬에서 전ㆍ현직 당 지도부를 헤드테이블에 앉도록 해 박 대통령이 그간 사이가 껄끄러웠던 유 의원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모양새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당 지도부인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나 정진석 원내대표 외에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ㆍ원유철 전 원내대표 등도 박 대통령 옆에 앉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새로운 당ㆍ청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태 의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헤드테이블에 김 전 대표나 유 전 원내대표를 앉혀 당ㆍ청이 진정으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26일 청와대 오찬 때는 박 대통령이 앉는 테이블엔 당시 지도부가, 옆 자리에는 상임위원장들이, 그 외 의원들은 상임위 별로 모여 앉았다. 상임위 별 위치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정했다고 한다. 당시 유 의원이 속한 국방위는 헤드테이블과 가장 먼 뒤쪽 출입구 쪽이었던 데다 박 대통령이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지도 않아 유 의원은 박 대통령과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의 심기를 고려한 ‘정무적 배치’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사석에서 “지난해 원내대표 사퇴 결심을 한 뒤 발표에 앞서 박 대통령과 따로 만나 소통 부족에서 생긴 오해만큼은 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며 “언젠가는 그럴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해왔다.
청와대도 내부적으로 헤드테이블 참석자 선정과 유 의원이 현재 속한 기획재정위 테이블의 위치 조정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례를 벗어난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의 참모 출신인 한 여권 인사는 “박 대통령은 인위적으로 모양새를 만드는 쇼는 싫어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과의 조우 여부만 조명돼 청와대 오찬의 본래 취지가 묻힐 수 있다는 점도 청와대 측은 우려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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