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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길었던 8회초 50분, 무슨 일이 일어났나

입력
2016.07.07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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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 허벅지에 불편하는 켈리. /사진=연합뉴스

[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한화의 한 경기 평균 진행 시간은 3시간39분이다. 10개 팀 중 가장 길게 경기를 한다. 그런데 이번엔 한 이닝을 공격하는데 무려 50분을 썼다. 8회초에만 11안타를 몰아쳐 역대 최다 안타 이닝 타이 기록을 세우며 11점을 뽑았다. 한 이닝 11점은 올해 한화의 두 번째 기록이다.

한화는 7일 인천 SK전에서 3-4로 끌려가던 경기를 8회초에 대거 11점을 뽑아 14-4로 이겼다. 한 이닝 동안 대량 득점을 낼 수 있었던 데는 SK 선발 메릴 켈리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인한 강판이 컸다. 7이닝을 3실점으로 막은 켈리는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연습 투구 중 오른 허벅지에 불편함을 호소했고, 교체를 원했다.

이 때 문제가 있었다. 야구 규칙 3조5항에 따르면 '이미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투수가 이닝의 처음에 파울 라인을 넘어서면 그 투수는 첫 번째 타자가 아웃이 되거나 1루에 나갈 때까지 투구해야 한다. 단 그 타자의 대타가 나온 경우 또는 그 투수가 부상 혹은 부상에 의해 투구가 불가능하다고 심판진이 인정할 경우는 제외한다'고 규정돼있다.

결정에 대한 재량권은 심판에게 달려있다. 심판진은 상의한 결과 부상 사유가 명확하지 않아 켈리에게 교체 불가를 알렸다. 박종철 주심은 김성근 한화 감독에게 켈리의 상황에 대한 얘기를 전하자 김성근 감독은 "이건 합의 사항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이는 규정대로 하라는 의미였다. 이 과정에서 오후 8시42분부터 50분까지 8분간 경기는 중단됐다. 어쩔 수 없이 켈리는 8회초 첫 타자 이용규를 상대했는데 평균 시속 140㎞ 중반대를 뿌리던 공은 120㎞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이용규는 5구째를 받아 쳐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한 타자를 상대한 SK는 켈리를 내리고 문광은을 바로 올렸다. 한화는 켈리가 내려가자마자 맹타를 휘두르자 SK는 8회초에만 문광은-채병용-김주한-박민호까지 무려 네 명을 투입하고도 11점을 헌납했다. 한화의 8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잡히는 시간은 오후 9시32분. 그렇게 길고 길었던 50분의 공격이 끝났고, 한화는 결국 14-4로 완승을 거뒀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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