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내 놨다. 갤럭시S7엣지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사업부문뿐 아니라 반도체와 가전 등 전 부문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분기 영업이익 8조원대 고지를 재탈환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50조원(이하 연결기준),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의 잠정실적을 올렸다고 7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1분기(6조6,800억원)보다 21.3%, 지난해 같은 기간(6조9,000억원) 대비 17.4%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복귀한 것은 2014년 1분기(8조4,900억원) 이후 9분기 만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실적은 2014년 1분기 8조4,900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 만에 4조원대까지 급락했다. 지난해 3분기 7조3,900억원까지 오르며 반등세를 보였으나 4분기에는 다시 6조원대로 주저 앉은 바 있다.
2분기 삼성전자의 호실적을 이끈 일등 공신은 스마트폰 부문이다.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은 이달 말 확정실적 발표 때 공개되지만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부문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11일 출시된 갤럭시S7 시리즈가 2분기 1,600만대 판매된데다 갤럭시 A와 J 시리즈 등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전 분기 영업이익 5,100억원에 그쳤던 가전 부문은 2세대 퀀텀닷 슈퍼초고화질(SUHD) TV와 무풍 에어컨의 선전으로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떨어질 때도 나홀로 선전해온 반도체 부문은 D램 가격 하락에도 기술력 우위를 점한 낸드플래시에서 수익을 올리며 2조5,000억원 정도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3분기는 상반기 실적만큼 좋지 못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데다 9월 애플의 아이폰7 출시를 기다리는 수요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다음 달 초 ‘갤럭시노트7’(가칭)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전작인 갤럭시S7의 인기를 넘어설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다만 반도체 부문이 경쟁업체보다 1,2년 앞선 기술력과 D램 가격 반등 등에 힘입어 실적 하락을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는 디스플레이 부문도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판매 증가로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2,200억원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1조4,200억원이나 증가한 것은 비용을 줄여 이익을 키운 측면이 커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신형 아이폰 출시 등으로 비용이 늘어나며 이익이 소폭 줄어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