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집행 과정서 강하게 반발
70억대 배임수재-횡령 혐의 적용
백화점ㆍ면세점 사업을 하며 수십억원대 뒷돈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된 신영자(74) 롯데재단 이사장이 담당 검사에게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일 오전 2시쯤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신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신 이사장은 담당 검사에게 “내가 왜 구속이 되어야 하느냐”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기된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법원이 자신의 말을 믿어 주지 않은 것에 반감을 드러냈다는 취지다. 방위사업수사부가 자신을 수사해 구속까지 이르게 한 부분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에 대한 수사는 법조비리 논란의 핵심인물인 정운호(51ㆍ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파생됐다. 군대 내 PX에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정 전 대표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브로커 한영철(58)씨가 조사과정에서 신 이사장이 정 전 대표로부터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대가로 15억원 상당을 받았다는 진술을 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검찰이 영장에 기재한 죄명은 배임수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이다. 검찰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네이처리퍼블릭과 초밥체인 운영업체 G사, 화장품 업체 등으로부터 롯데면세점과 백화점 입점 및 편의 제공 청탁과 함께 30여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아들 명의의 명품 유통회사인 BNF통상에 세 딸을 등기임원으로 올리고 급여 명목으로 40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도 적용했다.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첫째 부인인 고(故) 노순화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신 이사장은 롯데의 백화점사업 등을 이끌며 그룹 내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2012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쇼핑, 대홍기획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호텔롯데 등 핵심 계열사의 등기이사이기도 하다. 때문에 검찰은 신 이사장이 롯데의 자산 부당거래 및 비자금 조성 과정에도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그룹 차원의 비리 연루 의혹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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