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케이블 뉴스채널 폭스뉴스 간판 여성앵커로 활약하다 최근 퇴직한 그레천 칼슨(50)이 이 회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로저 에일스(76)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6일(현지시간) AFP 등에 따르면 칼슨은 에일스 회장의 성적 접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해고됐다며 에일스 회장을 상대로 민ㆍ형사상 책임을 묻는 소장을 뉴저지주 지방법원에 최근 제출했다.
소장에 따르면 에일스 회장은 성과 관련된 혹은 성차별적 발언을 일삼으면서 여러 수단을 동원해 칼슨에게 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칼슨은 이 같은 에일스 회장의 시도를 중단시키기 위해 지난해 9월 면담을 했지만 오히려 “너와 오래전부터 성적인 관계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성적 괴롭힘을 멈추지 않았고, 에일스 회장의 접근을 칼슨이 허락하지 않자 지난달 23일 고용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칼슨 측 변호인은 소송과 관련해 “성희롱을 증명할 분명한 증거를 갖고 있지만 법정 밖에서 이를 밝힐 수는 없다”며 “에일스는 매우 끈질기고 광범위하게 성희롱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칼슨은 스탠퍼드대학에 재학 중이던 1989년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서 우승하고 졸업 후 방송계에 투신했다. 이후 CBS뉴스 앵커를 거쳐 2005년 폭스뉴스에 입사해 2010년까지 폭스뉴스의 간판 프로그램인 ‘폭스와 친구들’ 앵커를 맡았다.
한편 에일스 회장은 칼슨의 주장이 모두 허위이며 저조한 업무능력 탓에 재계약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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