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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부동산펀드 58% 동결… 금융위기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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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부동산펀드 58% 동결… 금융위기 ‘서막’

입력
2016.07.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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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 중단 풀기 위해 투매 나서면

2008년처럼 부동산 급락할 듯

유럽 각국 증시 줄줄이 하락세

이탈리아는 연초 대비 57% ↓

부실 대출 비율도 높아 불안 요인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이후 파운드화가 31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하고, 일본 증시는 탈퇴(브렉시트) 후폭풍에 대한 우려로 급락한 6일 도쿄에서 한 커플이 증시 전광판을 살펴보고있다. AP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이후 파운드화가 31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하고, 일본 증시는 탈퇴(브렉시트) 후폭풍에 대한 우려로 급락한 6일 도쿄에서 한 커플이 증시 전광판을 살펴보고있다. AP 연합뉴스

브렉시트 충격에 따른 영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불안한 투자자들이 ‘펀드런’ 대열에 동참하면서 영국 부동산 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급속히 확산되고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전세계 은행권 위기로 불길이 옮겨 붙고 있다. ‘브렉쇼크’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현상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과 유사하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펀드런에 따라 환매를 중단한 영국 부동산펀드가 6일(현지시간) 핸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와 컬럼비아 스레드니들, 캐나다 라이프 등 총 6개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영국 상업용 부동산펀드 자산 250억 파운드(약 37조5,000억원) 중 무려 58%인 146억2,000만 파운드에 달하는 펀드 거래가 이날 동결됐다. FT는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가 4일 최초로 환매 중단을 선언한 후 단 사흘 만에 영국 상위 10대 부동산 펀드 중 5곳이 환매를 중단한 것”이라며 “부동산 펀드들은 투자자들에게 수익 배분을 이어가겠지만 보유 부동산을 팔기 전에는 원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부동산 펀드들이 환매 중단 조치를 풀기 위해 보유 부동산을 앞다투어 팔게 될 경우 영국 부동산 가격은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렉시트로 빚어진 영국 부동산 펀드 시장의 이러한 혼란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나타났던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우려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는 2007년 미국 부동산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모기지 증권’(MBSㆍ주택담보대출담보증권)에 투자했던 펀드 시장이 부실화하면서 촉발됐다. WSJ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영국 부동산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랐고 결국 부동산 가격이 40% 이상 하락하면서 신용위기의 도화선이 됐다”며 “현재 영국 부동산 펀드 시장의 혼란은 이러한 금융위기를 다시금 예고하는 징조”라고 경고했다.

실제 영국 발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유럽 증시 하락과 이로 인한 유럽 전역의 은행 위기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이후 지난 5일까지 바클레이스 주가가 27.3% 급락했고, 7일 기준 유럽 증시도 독일(1.67%)과 프랑스(1.88%), 이탈리아(2.26%), 스페인(1.75%) 등에서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이중 유럽 은행들을 대 혼란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뇌관은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약 3,600억유로(약 462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브렉시트 이후 유럽 내 금융 불안까지 커지며 주가가 연초 대비 57%나 급락했다. 더욱이 브렉시트 이후 추가 통화완화 가능성에 따른 마이너스 금리폭 확대 가능성이 은행 수익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은행주들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WSJ는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은 17%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도산한 미국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인 5%를 3배나 뛰어넘고 있다”며 “부실 규모가 과도한 상태에서 브렉시트 여파로 은행 부실채권 뇌관이 터지면 유럽뿐만 아닌 세계 경제의 주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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