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여성혐오적 가사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팀의 멤버인 랩몬스터가 지난해 3월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한 ‘농담’ 속 여성에 대한 폭력적 가사를 비롯해 ‘미스 라이트’(2013) 등 그룹이 낸 곡들에 여성비하적 시선이 가득하다는 비판이다.
랩몬스터는 ‘농담’에서 여성을 성병인 ‘임질’로까지 비하해 충격을 줬다. 랩몬스터는 ‘농담’에서 ‘그래 넌 최고의 여자, 갑질/ 소우(so) 존나게 잘해 갑질/ 아 근데 생각해보니 갑이었던 적 없네/ 갑 떼고 임이라 부를게 임질’이라고 랩을 한다. 여성을 ‘갑질’을 하는 대상으로 설정한 것도 모자라, 병적(임질) 존재로까지 표현한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여성 혐오성 가사는 이미 여성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미스 라이트’에는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된장녀’, ‘김치녀’ 프레임이 담겨 있어 문제의 소지가 가득했다. ‘명품 백을 쥐기보다는’, ‘질투심과 시기보단’ 등의 노랫말로 여성을 허영심 많은 속물로 표현했다.
랩몬스터의 ‘농담’ 공개된 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지난해 말부터 제기된 방탄소년단의 여성혐오적 가사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며 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방탄소년단 여성 혐오 트윗 공론화’ 계정까지 만들어 방탄소년단의 여성 폭력적 가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논란이 이어지자 “방탄소년단의 가사로 불편함을 느낀 모든 분과 팬 여러분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6일 그룹 인터넷 공식 팬 카페에 사과문을 올렸다.
방탄소년단 측은 “지난해 말부터 논란을 인지하고 가사를 재검토한 결과 일부 내용이 창작 의도와는 관계없이 여성 비하에 대한 오해가 있을 수 있고 불편함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자체 검토와 논의를 통해 음악 창작 활동은 개인의 성장 과정과 경험, 그리고 사회에서 보고 배운 것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사회의 편견이나 오류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또 “사회에서의 여성의 역할이나 가치를 남성적인 관점에서 정의 내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며 “방탄소년단은 대중문화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는 아이돌 그룹으로 멤버의 발언이나 행동 등이 사람과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인지하고 더욱 노력하는 자세로 팬과 사회의 조언에 귀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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