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스쿨폴리스’ 발언 물의
조응천 이어 또 역풍 맞자 난감
멘토 제도 등 관리 필요성 나와
국민의당도 장정숙 ‘막말’에 곤욕
더불어민주당이 초선 의원들의 입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6일 끝난 20대 국회 첫 임시국회에서 초선들이 잇따라 문제 발언을 한 뒤 사과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당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서영교 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으로 도덕성에 흠집이 난지 얼마 되지 않아 초선들이 구설에 오르자 난감해 하고 있다.
표창원 의원은 이날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한 발언에 대해 “표현 자체에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그는 당시 부산의 학교전담경찰관(스쿨폴리스)과 여고생이 성관계를 가진 사건에 대해 “여학교에는 잘생긴 젊은 남자 경찰관, 남학교에는 예쁜 여자 경찰관을 배치하면서 예견됐던 사태”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표 의원은 “경찰이 직원 평가에서 범인 검거 점수(5점)보다 홍보 점수(7점)를 높게 책정하다 보니 학교전담경찰관들이 자꾸 포스터를 붙이며 외모를 나타내고, 무엇이든 상담해주겠다는 이벤트도 한다”며 “이런 부분(제도적인 잘못)을 보지 않고 경찰관 개인에게만 비난의 화살을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표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정치인의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고 국정과 민생을 어지럽히면 ‘정레기’, 언론의 특권을 이용해 악의적 기사로 진실왜곡을 한다면 ‘기레기’”라는 글을 남겨 ‘반성하고 사과한 게 맞느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일부 언론을 겨냥해 ‘기레기’라고 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조응천 의원은 대법원 양형위원회 업무보고를 앞두고 “성추행 경력이 있는 사람을 양형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한 것은 기가 찰 노릇”이라며 한 방송사 간부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하루 만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모든 비난을 감수하고 사죄하겠다”고 사과했다.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언행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엄중 경고했다.
이들 초선 의원의 문제 발언을 두고 당내에선 “조심하지 않으면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다. 한 중진의원은 “당내 초선 의원들이 실력도 갖추고 개성도 넘쳐 당에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면서도 “초선 의원이 절반 가까이(57명) 될 만큼 비중도 크다 보니 이들의 실수에 당 전체가 흔들릴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멘토(중진)-멘티(초선) 제도 도입 등 당 차원에서 초선의원을 관리할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 의원 38명 중 초선 의원이 23명이나 되는 국민의당도 최근 원내대책회의서 전직 대통령을 호명하며 ‘전 대통령’을 빠뜨려 구설에 오른 장정숙 의원(초선)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가급적 품위 있고 절제된 표현을 쓰라는 권고를 직간접적으로 내린 상황”이라며 “선배 의원들과 충분히 대화한 뒤 행동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에 내정된 부구욱(64) 영산대 총장이 이날 딸을 영산대 산하기관 자문변호사에 위촉해 논란이 일자 자진 사퇴했다. 부 총장은 가족채용 의혹에 “60만원 가량의 수당을 받고 일을 할 자문변호사가 거의 없었고, 딸이 (영산대) 졸업생이라 봉사를 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 총장의 부인은 영산대 학교법인인 성심학원 이사장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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