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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접은 친박 좌장 최경환, 與 권력 지형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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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접은 친박 좌장 최경환, 與 권력 지형 요동

입력
2016.07.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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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정부 성공, 정권 재창출 위해

골백번이라도 고쳐 죽을 각오”

“靑 교감 속 정치적 결단”분석도

당권 계파 대결 양상 옅어질 듯

이주영 정병국 이정현 각축

PK-수도권-호남 ‘삼각구도’ 예상도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6일 국회에서 8월 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불출마 한다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곤혹스러운 듯 얼굴을 만지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6일 국회에서 8월 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불출마 한다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곤혹스러운 듯 얼굴을 만지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친박계 좌장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6일 ‘백의종군’ 뜻을 밝히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8ㆍ9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4ㆍ13 총선 패배 책임론에 발목이 잡힌 측면이 강하지만, 친박계가 당권을 잡아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현실론 또한 만만치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청와대와의 교감 아래 정치적 선택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사실상의 계파 해체 선언이 될 수 있다”는 평가 속에 친박계 분화는 더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죽어야 당이 살고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고 정권재창출이 이뤄진다면 골백번이라도 고쳐 죽겠다”며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그러면서 “제 불출마를 계기로 더 이상 당내에서 계파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손가락질하고 반목하는 일은 없게 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최 의원은 특히 친박계 의원들이 강하게 요구했던 전대 룰이나 지도체제 변경, 당권 후보 정리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의원이 끝내 불출마 선언을 한 배경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은 당권 도전에 나서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현실적 계산이 작용했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 최 의원을 향한 총선 패배 책임론이 여전히 비등한 상황에서 친박계 당권주자간 교통정리마저 여의치 않자 불출마 선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 의원이 당권과 대권을 놓고 고민하다 대권으로 최종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친박계 한 핵심 관계자는 “이장우ㆍ김태흠 의원 등 강성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최 의원의 전대 출마 요구가 워낙 강해 고민을 거듭해 온 것 아니냐”며 “최 의원으로서는 당 대표가 된 다음의 정치행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여당의 당권 구도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구심점을 상실하게 된 친박계 초재선 의원들은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설득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친박계 당권주자로 이주영ㆍ이정현 의원이 있지만 아직은 친박계 대표성을 인정받지 못한 분위기다. 이주영 의원의 경우 출마 선언을 하면서 최 의원 등을 지목해 총선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비토 기류가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거론되는 원유철 한선교 홍문종 의원이 모두 출마하면 판세가 불리해 대안으로 ‘서청원 추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연일 친박계 의원들이 서 의원을 찾아 출마를 읍소하는 것은 서 의원에게 출마의 명분을 갖춰주는 모양새라는 해석도 있다. 친박계 한 재선 의원은 “서 의원 말고는 대안이 없는 만큼 출마 설득 작업을 계속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당내 선거의 뿌리 깊은 계파 대결 양상이 옅어지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최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서 의원까지 불출마 입장을 꺾지 않을 경우 이번 전대에서의 당권 경쟁 구도는 계파가 아닌 지역으로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친박ㆍ비박계 대립 구도를 대신해 부산ㆍ경남(PK)의 이주영 의원, 수도권의 정병국 의원 그리고 호남을 대표하는 이정현 의원이 삼각 구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친박계가 대구ㆍ경북(TK)과 충청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키워온 측면도 있어 이들 지역을 대표하는 주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친박계 집단 패권도 급속히 약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친박계 의원들도 결국엔 각자도생의 길로 가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최 의원은 이날 저녁 경북 지역 의원 13명이 부부동반으로 모인 식사 자리에서 “애초 당권에 뜻이 없었는데, (주위의 권유에) 부담을 많이 가졌다”며 “억울한 부분도 있었지만, 막상 불출마를 선언하니 깨끗하게 짐을 털어버린 것 같다. 이런 부분(총선 참패 책임론)으로 인해 그 동안 '족쇄'에 매였던 것에서 풀려난 느낌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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