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대신 제3국에서 潘-김정은 회동 목적”관측도
남북정상회담, 3자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1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열리는 유엔 주최 국제회의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여러 차례 방북을 추진해왔던 반 총장이 제 3국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동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일 유엔 경제사회국(DESA)에 따르면 반 총장은 11월 26, 27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에서 ‘세계 지속 가능한 운송회의’를 개최한다. 유엔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반 총장이 지난달 15일 자신의 명의로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으로 초청 편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 관계자도 “반 총장이 박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보내왔다”고 확인했다.
이 소식통은 “반 총장이 남북 정상회담 주선에 나섰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박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한자리에 함께 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여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해 왔고, 최근 방한에서도 자신과 북한 고위급과의 접촉라인을 강조했던 만큼 이번 회의를 남북 대화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이벤트성 남북 대화에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어 실제 남북정상회담 또는 3자 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이 여러 차례 추진했다가 무산됐던 방북 대신 제 3국에서 김 위원장과 회동하려는 목적이 담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김 위원장이 반 총장의 초청에 응해 국제 무대에 나설 지가 주목된다.
유엔과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유엔 총회가 지난해 12월 22일 채택한 결의에 따라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 소집하는 1차 회의로 국제사회의 지속 가능한 운송시스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하는 자리다. 정부와 민간기업, 시민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육로, 철로, 항공, 해양 등 모든 운송수단 문제를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 차원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지난 4월 유엔에서 열린 지속가능개발목표 고위급 회의에 참석했던 만큼 북한이 관심을 가질 만한 회의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나흘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반 총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양제츠(楊潔지)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 주요 인사들과 연쇄 회담을 갖게 되며, 시 주석 등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유엔 간 협력 방안과 주요 국제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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