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미래, 노선 개혁 주도 의지
모바일 투표 등 전대 룰 싸고
친박 비박 공방 벌이기도
세비동결에 일부는 강한 불만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에 돌아온 뒤 첫 공식 인사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며 ‘개혁’을 화두로 내걸었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당의 노선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유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2000년 2월 14일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 입당해 사랑 받는 보수정당을 만들기 위해 제 젊음을 바쳤다고 자부한다”며 “화합과 개혁 두 가지를 말씀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 의원은 “과거의 아픈 기억에 매달려 싸우고 갈등, 분열하면 당에 아무런 희망이 없다”며 “과거를 두고 싸우지 말자”고 제안했다. 4ㆍ13 총선 당시 비박계를 겨냥한 친박계의 ‘보복공천’ 후유증을 극복하자는 의미다. 유 의원은 이어 “당의 미래와 노선, 또 어떤 이념과 가치, 정책을 추구할지를 두고 건전한 경쟁을 하면 계파 간에 갈등할 이유가 없다”며 “저부터 당의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의총에선 유 의원과 함께 복당한 주호영ㆍ안상수ㆍ강길부ㆍ이철규ㆍ장제원ㆍ윤상현 등 6명의 의원들도 감회를 밝혔다. 김무성 전 대표를 겨냥한 취중 막말로 탈당했던 윤상현 의원은 “저의 불민함으로 인해 여러 걱정과 우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제구포신(除舊布新ㆍ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의 심정으로 정권 재창출을 위해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날 의총에선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8ㆍ9 전당대회’에 적용할 경선 룰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친박계는 당 혁신비상대책위가 잠정 결정한 당 대표ㆍ최고위원 분리 경선을 두고는 컷오프(결선투표) 도입을, 모바일 투표제에 대해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특히 친박계는 모바일 투표제를 실시할 경우 청년층의 투표 참여율이 높아져 개혁성향의 비박계 후보에게 유리한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의총에서도 이완영ㆍ김태흠ㆍ이장우 의원 등 친박 강경파 재선그룹들은 “모바일 투표는 60세 이상 고령 대의원에게는 불평등한 제도”, “컷오프는 당 대표의 득표율을 높여 대표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도입해야 한다” 등의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박계나 중도 성향의 의원들 사이에선 “비대위의 결정을 특정 계파의 이익과 결부 지어 반대하는 건 당내 민주주의를 흔드는 일”이란 게 중론이다. 의총에서 권성동 의원 등은 “한여름에 치러지는 전대의 투표율을 높이고, 노쇠한 당의 이미지를 제고하려면 모바일 투표제가 대안”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의총에선 비대위가 의결한 세비동결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을 정리하면서 “의원들 절대 다수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하는 데는 동의했다”며 “다만 컷오프ㆍ모바일 투표 도입은 (비대위) 논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날 의총 논의 내용을 토대로 최종안을 만든 뒤 이르면 다음주 당무 의결기구인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열어 확정할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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