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혐의로 스페인 법정에 선 아르헨티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29ㆍFC바르셀로나)가 유죄를 선고 받았다.
영국 BBC 등 외신은 6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법원이 메시와 그의 아버지 호르헤 메시의 탈세 혐의를 인정해 둘에게 징역 21개월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강력사건 외의 범죄로 2년 미만의 징역형을 선고 받은 초범의 경우 형 집행이 유예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메시와 그의 부친이 교도소로 가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메시는 200만 유로(약 25억7,000만원), 부친 호르헤는 150만 유로의 벌금형도 각각 선고 받았다. 앞서 메시는 2013년 8월 탈세 사건과 관련해 미납 세금과 이자 명목으로 500만 유로를 자발적으로 내기도 했다.
메시와 그의 아버지는 2007∼09년에 메시의 초상권 판매로 얻은 수입 416만 유로(약 55억 원)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우루과이와 벨리즈에 있는 유령회사를 이용해 탈세한 혐의로 기소됐다. 메시는 아디다스, 다농, 펩시콜라 등 글로벌 기업과 계약을 맺고 초상권을 판매했다.
메시는 지난 달 3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재판에 직접 참석해 “나는 축구만 했을 뿐이다. 다른 것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이어 “내가 아는 부분은 우리가 특정 스폰서 업체들과 일정 금액의 돈에 대한 계약에 서명했고 그 후 광고와 사진 등을 촬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돈의 액수와 돈의 향방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메시는 최근 악재가 겹쳤다.
월드컵 등 유독 국제 대회에 약했던 그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2016에서 우승을 노렸지만 결승에서 칠레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또 한 번 고개를 떨궜다. 실망한 그는 눈물을 흘리며 결승전 직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수백 명의 팬이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집회를 여는 등 메시의 대표팀 복귀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메시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6)는 물론 마우리시오 마크리(57) 아르헨티나 대통령까지 나서 은퇴 번복을 요청하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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