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에 빠진 영국을 이끌 차기 총리를 정하는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 1차 투표에서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이 압도적 표차로 1위를 차지했다.
5일(현지시간) 보수당 하원의원 330명 중 329명이 후보 5명을 대상으로 벌인 1차 투표 결과, 메이 장관이 절반인 165표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EU 탈퇴파 앤드리아 레드섬(53) 에너지차관이 2위(66표)를 차지했다. EU 탈퇴 운동을 이끌었으나 불출마를 선언한 보리스 존슨 전 시장이 전날 레드섬 후보를 지지한 효과로 풀이된다.
존슨 전 시장을 도와 EU 탈퇴 운동을 펼치다 존선을 배신하고 독자 출마를 선언한 마이클 고브(48) 법무장관은 48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어 잔류파 스티븐 크랩(43) 고용연금장관이 34표를 얻었다. 그러나 크랩 장관은 결과 발표 직후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선 포기를 선언하고 메이 장관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탈퇴파 리엄 폭스 전 법무장관은 16표를 얻는데 그쳐 탈락했다.
이에 따라 의원들은 오는 7일 잔류파 메이, 탈퇴파 레드섬과 고브 등 3명의 후보를 놓고 결선에 진출할 2명을 정하는 2차 투표를 벌인다.
이어 약 15만명의 보수당 당원들은 최종 후보 2명에 대해 오는 9월8일까지 우편투표를 벌여 대표를 선출한다. 당선자는 이튿날 발표될 예정이다.
1차 투표 결과에 비춰보면 메이 장관은 의원 절반의 지지를 확보해 이미 결선 진출을 확정했다. 또 이번 경선이 잔류파 메이 장관과 탈퇴파 레드섬 차관으로 압축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실어준다. 이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 등장을 예고하는 것이다.
메이 장관은 EU 탈퇴 협상을 연내 시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레드섬 차관은 협상을 최대한 신속히 끝내겠다고 밝혔다.
영국 남부 이스본에서 태어난 메이 장관은 옥스퍼드대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민간기업에서 금융 컨설턴트로 12년간 일하는 동안 런던 한 기초의원을 지냈고, 1997년 런던 서부의 버크셔의 한 선거구에서 당선돼 하원에 입성했다. 2010년 보수당이 정권을 탈환한 직후 내무장관에 기용된 이래 최장 내무장관직 재임 기록을 쓰고 있다.
레드섬 차관은 그래머스쿨에 이어 워릭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이후 바클레이스 은행과 자산운용회사 등 금융업계에서 25년간 종사하다가 지난 2010년 하원의원이 됐다. 2남 1녀를 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레드섬 차관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처 전 총리를 닮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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