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미국의 한 소도시가 ‘박쥐 둥지’를 설치하기로 했다. “박쥐는 시간당 최대 1,000 마리의 모기를 먹을 수 있다"는 가설에 따라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를 잡는데 박쥐를 이용하자는 생각에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뉴욕 주의 소도시 노스 헴스테드가 박쥐 집 역할을 하는 나무상자를 시내 공원들의 나무에 설치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도시에서 모기잡기에 박쥐를 이용하려는 노력은 2007년부터 있었지만,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올해는 속도가 더 붙었다. 시 관계자는 “살충제를 뿌리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운동이 가능한 것은 뉴욕에서 서식하는 박쥐들이 그다지 위험한 종류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모두 9종류가 서식하지만 흡혈 박쥐는 없고, 북미 지역의 박쥐 가운데 광견병에 감염된 경우는 0.5% 미만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 과학자들은 이곳에 있는 ‘아시아 호랑이 모기’도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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